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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그 어느때보다 현재 가요계는 풍년이다. 갓 데뷔한 신인부터 베테랑 가수들의 컴백까지. 외모에 눈이 더 가는, 목소리에 더 귀가 가는 가수들의 등장으로 음악팬들은 골라 먹는 재미를 한껏 느끼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풍년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이 상황이 흉년으로 느껴지고 있다. 비 아이돌이 체감하는 비애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인 가수들이 데뷔하고 있다. 이들은 확실히 귀보다는 눈을 사로잡는다. 흔히 얘기하는 '비디오 가수'들이 어느 순간부터 가요계를 점령해버렸다. 모든 아이돌 가수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아이돌이 그러하다. 이로 인해 진짜 '노래'하고 싶어하는 가수들이 설 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케이블 음악프로그램의 상황은 조금 낫지만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이 아니면 방송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컴백과 동시에 출연이 당연시되는 시대는 지났다. 아이돌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기에 이미 가요계는 아이돌의 장으로 변해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지금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턴가 프로그램의 존폐를 따지는 기준으로 시청률이 됐기 때문에 제작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진짜 노래하고 싶어하는 가수들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로비라도 해야할 지경"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청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제작진은 당연히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가수들이 출연하기를 바란다. 인지도가 적은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약 3분동안 노래를 부르는 순간에도 시청률이 떨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시청률에 사활을 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컴백했어도 정작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가수들이 많다. 비아이돌과 가창력이 뛰어나지만 인지도 적은 가수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통의 가수들이 컴백하면 목요일에 방송되는 케이블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금, 토, 일요일 순차적으로 지상파에 출연한다. 이 또한 이름난 가수들에게는 조금은 유리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가수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이들이 선택한 것은 자신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또 자신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공연으로 선회한다.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문제인지, 진작에 그랬어야 하는 것인지 MBC '나는 가수다'를 통해 아이돌에 쏠려 있던 시선들이 조금은 분산됐다. 노래를 잘 부르고 부르는 것을 온 몸으로 즐기는 가수들에게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방송을 기피하는 가수들로 여겨지지만 실상 따져보면 방송이 꺼려하는 가수들일 수도 있다. 무대에 설 가수들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들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뒤늦게 재조명되며 음악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가수들은 카메라가 꽉찬 무대든 공연장이든 무대에 서야만 빛을 발한다. 우리들이 모르는 얽히고 설킨 그들만의 문제가 있겠지만, 또한 정해진 시간에 맞춰 모든 가수들에게 출연 기회가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진짜' 노래하고 싶은 가수들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컴백했지만 노래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없는 엠투엠과 먼데이키즈. 사진 = 팝업엔터테인먼트·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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