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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인 김용우 기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황현주 감독은 팀이 통합우승을 차지하는데 수훈갑을 세운 선수로 윤혜숙(레프트)을 꼽았다.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할 때와 통합우승을 기록할 때 그의 생각은 변함없었다.
솔직히 배구라는 종목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공격수다. 공격이 아닌 수비에 치중하는 선수는 관심을 받는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윤혜숙은 예외다.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했다는 것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지난 2002년 현대건설에 입단한 윤혜숙은 실업리그에서 프로로 넘어온 선수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남아있다. 그는 "현대건설에 입단한지 9년이 됐다. 실업때는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지만 프로에서는 처음이었다"며 "주장일 때 정상에 서서 감격스럽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 살림꾼 역할,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6-2007 V리그' 챔피언결정전서 흥국생명에게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1차전서 승리를 거뒀지만 나머지 3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심리전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뷰 도중 윤혜숙은 옆에 있던 황현주 감독을 쳐다봤다. 당시 흥국생명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4년 전에는 적장이었지만 지금은 팀의 사령탑이 됐다. 윤혜숙은 "계속있다보니 감독님의 스타일이 나오는 것 같다. 공격적인 것도 있지만 내가 볼 때는 조직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크다. 감독님도 그런 것을 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혜숙은 팀의 살림꾼으로서 100%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배구를 시작할 때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실업때부터 있으면서 파란만장한 생활을 산 것 같다. 어릴 때는 '왜 이런 것만 해야 하는지…"라는 불만이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에 막을 내린 챔피언결정전서 화제는 윤혜숙이었다. 윤혜숙의 아버지는 3년째 후두암으로 고생하고 있다. 팀에서 주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집안도 책임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 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우승을 하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켰다.
윤혜숙은 "덤덤하다. 마음은 크게 먹고 있다"며 "아버지가 부산에 있는데 3개월마다 병실을 옮기고 있다. 최근에 옮긴 곳은 배구가 안나왔다. 배구 경기를 보는 낙으로 사는 분인데…"라며 "보훈병원으로 옮긴 후 녹화 중계를 보신 것 같았다. 너무 좋아했다고 하더라. 요즘에는 우승을 차지한 모습을 계속 틀어놓을 것 같다"고 했다.
▲ 앞으로 은퇴를 한다면
윤혜숙은 항상 "개인보다 팀이 먼저다"는 것을 강조한다. 팀이 잘되면 자기에게도 돌아오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다. 그는 "계속 팀과 (염)혜선이를 믿고 있었다. 혜선이도 옆에서 도와달라고 했다"며 "혜선이 본인도 하려고 했다. 시즌 들어가면 잘할 것 같았다. 기존 선수들에게도 '혜선이를 탓하지 말고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올 시즌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윤혜숙은 권리 행사에 대해 "결혼을 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나 혼자 결정해야 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문을 아꼈다. 그래도 배구 선수로서 목표를 뚜렷했다.
그는 "재작년부터 배구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다. 항상 신인같은 마음으로 하고 싶다"며 "배구선수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언젠가 은퇴를 된다면 남편에게 열심히 내조하는 아내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윤혜숙]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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