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공격과 수비, 그리고 주루까지. 모든 부분에서 공백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가 1번 타자 겸 중견수의 부상 공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은 이종욱, KIA는 이용규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빠진 영향은 경기에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종욱과 이용규는 시즌 초반부터 양 팀의 붙박이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뛰었다. 이들은 공격에서는 정확한 타격으로, 주루와 수비에서는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팀의 골칫거리가 됐다.
이렇듯 공수주에 걸쳐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그들이지만 최근에는 부상으로 인해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종욱은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투수 앞 땅볼을 친 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왼손 엄지에 타박상을 입었다.
4월 27일~28일 열린 주중 잠실 삼성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그는 29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출장했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결국 1일 경기에서는 이종욱 대신 유재웅이 중견수로 나섰다. 1번 타자에는 고영민이 시즌 처음으로 나섰다.
이종욱의 공백은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았다. 고영민은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공격 활로를 뚫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더욱 그의 공백이 느껴졌다. 중견수로 나선 유재웅은 4회 2사 2루에서 타구 판단이 늦으며 잡을 수 있는 타구를 적시타로 만들었다. 이어 출장한 신인 정진호도 아웃 혹은 단타로 처리할 수 있는 타구를 빠뜨리며 3루타를 만들어줬다. 만약 이종욱이 중견수로 나섰다면 경기 흐름도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이종욱은 팀이 치른 22경기 중 19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정수빈이 2차례, 고영민이 1차례 나섰지만 이들이 1번 타자로 나섰을 때 성적은 14타수 2안타가 전부다. 이종욱은 타율 .293 1홈런 5타점 13득점과 도루 4개를 기록하며 정상급 1번 타자의 면모를 보였다.
이용규가 빠진 KIA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용규는 17일 광주 한화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부상을 입었다. 당초 열흘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근육통이 아닌 미세한 근육 파열로 드러나 복귀 시기가 더욱 늦춰졌다.
그가 빠지기 이전까지 KIA 타선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 이후 KIA의 팀 타율은 .243로 7위에 불과하다. 단순한 타격 사이클이라고 보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다.
이용규는 부상으로 빠지기 이전까지 타율 .388 1홈런 7타점 14득점 3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출루율은 .500에 이르렀다. 이후 김원섭이 8경기, 김선빈이 2경기, 안치홍이 1경기에 1번 타자로 나서 그의 공백을 메워보려 했지만 쉽사리 되지 않고 있다.
김원섭은 8경기에 나서 타율은 .313로 준수하지만 도루가 단 한 개도 없다. 2번 타순에서 맹활약했던 김선빈은 부담감 때문인지 1번 타자로 나선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안치홍 역시 1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두산은 이종욱이 선발 출장하지 않은 경기에서 3차례 모두 패했으며 KIA 역시 이용규가 빠진 이후 4승 7패로 부진하다. 물론 이들만의 영향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격과 주루, 수비까지 어느 한 곳 빠짐없이 팀에 공헌하는 그들이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만은 분명하다.
SK 김성근 감독의 말에서도 이들의 비중은 여실히 드러난다.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KIA와 맞붙은 김 감독은 29일 두산전을 앞두고 "확실히 이용규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종욱의 부상 소식을 접하고는 언제 복귀하는지에 대해 커다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한다고 하지만 이종욱과 이용규는 그 팀에게 너무나 중요한 '이'다. 최근 경기력이 이어질수록 두산과 KIA의 '건강한 이종욱, 이용규' 대한 기다림은 더욱 간절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두산 이종욱(왼쪽)과 KIA 이용규]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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