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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올 초 국세청에서 발표한 통계자료가 대중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바로 연예인 평균 수입이 직장인의 그것과 비교해 그 이하라는 것. 언론은 이를 보도하면서 ‘외화내빈’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세청은 2009년 연예인들의 연평균 수입을 조사해 통계를 발표했다. 그 결과 연예인 평균수입은 2499만원이고 탤런트·영화배우가 가장 많고 다음은 가수, 모델 순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09년 연예인 평균수입은 2008년 연예인 평균수입(2851만원)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해 직장인 평균 연봉(2530만원)과 비교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서도 직종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탤런트·영화배우 등이 가수나 모델보다 수입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탤런트·영화배우 등의 연평균수입은 3300만원으로 일반 직장인 평균 연봉을 웃돌았으나 가수는 2500만원, 모델은 1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모델이 연평균 1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것의 경우 최근 모델 故김유리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많은 사회적 파장을 낳기도 하면서 일부 모델 단체에서는 지원 대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규모로 전 세계 10위권의 한국 영화 시장은 모델들의 처우와 맞먹을 만큼 열악한 실정이다.
최근 열린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의석, 이하 영진위) 주요 업무보고에서는 한국 영화의 문제로 종사자 근로 환경의 처우 문제가 화두로 올랐다.
영진위와 전국영화산업노조가 조사한 결과 국내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스태프는 5천여명 정도로 제작 편당 평균 임금은 852만원, 평균 연봉은 102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모델의 그것과 비슷할 정도의 충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영화 스태프들은 우리 영화의 천만 시대, 더 나아가 세계 10위권의 영화 강국을 일궈낸 것이다.
하지만 1000만원 받는 이들의 일자리마저도 국내 영화제작 편수가 줄고 있는 현실이라 스태프들의 연간 취업기간은 평균 6.34개월로 조사됐다. 1년의 반을 백수로 지낸다는 것이다.
임금 체불 문제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4년부터 지난해 6월 까지 영화인 신문고에 접수된 임금체불 총액은 무려 38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200건 중 불과 79건만 체불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를 제외하고 한국 영화인들은 정말 영화가 좋아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일하고 있는 셈이다. ‘해운대’의 천만 신화를 만들어낸 윤제균 감독은 “감독이라는 인물들이 명칭이 감독이지 작품이 없으면 백수나 다름없다. 정말 영화가 좋아서 미친 사람들이 한국 영화를 이끌고 있다”고 영화계의 실정을 전했다.
감독을 제외한 촬영, 조명, 특수효과 스태프 들의 처우 개선 요구 또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추세다. 한 촬영 감독은 “국내 영화 스태프의 경우 프리랜서 형식이 많은데, 편당 제작이 아닌 프러덕션에 고용돼서 월급제 형태로 간다면 생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대안을 내놨지만, 영화계 전반적으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충무로의 이야기 꾼 장진 감독은 지난해 자신의 영화 ‘퀴즈왕’에 독특한 이익분배 방식을 도입했다. 스태프에게 일정 부분의 수익배분 모델을 제시해 영화 흥행 성적에 따라 분배한다는 것이다.
당시 장 감독은 “스태프 모두가 주인 의식을 가지고 영화에 참여해서 다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화계 스스로 이 같은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는 있지만, 영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는 민간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수 많은 영화 제작사가 난립하고 있고, 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기에 자칫 제도적 규제가 없으면 돈을 떼이거나 돈을 못 받는 경우는 앞으로도 비일비재 할 것이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대중이 귀를 기울이는 각종 연예인 협회나 모델 협회에서는 스스로의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음지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오는 영화 스태프들의 목소리는 허공으로 퍼져갈 뿐이다. 영화 산업은 덩치만 커져서는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수한 스태프는 곧 우리 영화의 재산임을 알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 = 영진위 업무보고 당시]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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