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히어로는 '차세대 에이스' 박현준과 '4번' 박용택이었다. 박현준은 3일 열린 잠실 두산전서 9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로 승리 투수(시즌 4승)가 됐다. 박용택은 10회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결승타를 터트리며 길고 긴 연장 혈투를 끝냈다.
그러나 팽팽하던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건 단연 이택근의 호수비였다. 이택근은 이날 3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4회와 7회 분위기를 바꾸는 수비 센스를 발휘하며 선발 박현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박현준은 4회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그는 오재원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김현수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타석에는 '두목곰' 김동주. 김동주는 두산이 선정한 4월 MVP이기도 했다.
박현준은 볼카운트 0-1 상황에서 김동주에게 각 큰 커브를 던졌다. 앞선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김동주는 때마침 변화구를 잔뜩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박현준의 손을 떠난 공은 김동주의 배트 윗부분에 맞고 1루 이택근 쪽으로 높게 떴다. 결국 이택근은 1루 덕아웃 쪽으로 이동해 김동주의 타구를 가볍게 처리했다.
그런데 이 때 2루 주자 오재원이 3루로 뛰기 시작했다. 이택근의 무게 중심이 뒤쪽으로 쏠린 것을 간파한 오재원은 슬금슬금 2루 베이스로 접근하더니, 공을 잡자마자 3루로 내달렸다. 하지만 이택근은 정확한 송구로 오재원을 3루에서 잡아냈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빨랫줄처럼 3루 서동욱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특히 태그가 쉽도록 송구가 낮게 형성되며 서동욱은 발빠른 오재원을 넉넉하게 태그 아웃 시킬 수 있었다.
7회에도 이택근의 호수비는 빛을 발했다. 7회 두산은 선두타자 김현수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호투하던 박현준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 게다가 1사 후 두산은 5번 최준석이 투수와 3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애매한 타구를 날렸다. 최준석의 배트 밑 부분에 맞은 타구는 높게 바운드 되더니 급격히 속도가 줄어들면서 느린 타구로 변했다. 결국 발이 느린 최준석은 1루에서 살았다.
이 때 2루 주자 김현수가 1루로 공이 중계되는 사이 3루까지 내달렸다. 3루수가 공을 잡는 순간,이미 2루 베이스를 밟았던 김현수는 3루수 정성훈(7회 3루수로 교체, 서동욱 2루)이 1루로 던지는 것을 간파하고 뒤도 보지 않고 달렸다. 그러나 이번에도 공을 잡은 이택근은 정확한 송구로 김현수를 아웃시켰다. 타이밍상으로 김현수가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역시나 이택근의 어깨는 강했다.
이후 이택근의 호수비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LG는 결국 10회초 박용택의 결승타가 터지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택근]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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