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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데뷔 40년차. 수백편의 작품을 연기한 배우 김영애(60)는 정확히 몇 작품에 출연했는지 본인도 알지 못할 정도로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이제 환갑인 나이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을 받을 수도 있지만 김영애는 여전히 드라마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영애는 기품이 넘쳤다. 지난달 28일 MBC 수목드라마 '로열 패밀리' 공순호 역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로열 패밀리'에서 김영애는 JK그룹의 최대주주로 철저하게 사업가적이고 냉철한 마인드를 가진 공순호 회장을 연기했다. 특히 김인숙 역의 염정아와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몰입감을 안겨줬다는 평이다. 김영애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에 대해 "내가 법이야. 나를 어기는게 불법이야"를 꼽았다.
"'저거치워' 이 대사가 반향을 일으켰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나를 어기는게 불법이야'다. 공순호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대사라고 생각한다. '저거치워'는 상황에 맞게 연출대로 나온 것 뿐이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그 자신감 그 당당함이 매력적이었다"
김영애는 극 중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기품이 넘쳐나는 자켓을 여러번 고쳐잡는 모습에서 일상생활에 베어 있는 배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의상은 제작진이 가지고 오면 직접 초이스 한다. 가끔은 내 옷도 입고, 옷이 워낙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혹시 맘에 안들까봐 여벌로 두벌 정도 더 가지고 다녔다. 의상은 품위와 기품이 있어야 한다. 셔츠를 하나 걸쳐도 품위는 있어야 한다" 의상 하나에도 이 정도 신경을 쓰는 것을 볼 때 연기에는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다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단호한 목소리와 또렷한 눈초리로 자신의 신조를 이야기하던 김영애는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부드럽게 바뀌며 웃음을 띄었다. "아들에게 친구같은 엄마였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이미 많이 늦은 것 같다. 잘한 점은 칭찬안하고 못한 것만 꼬집어 내니까 나를 많이 어려워했던 것 같다. 그 아이가 클 때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 늘 일하느라고 엄마노릇을 전혀 못했다. 그래서 좋은 아내 만나고 사는게 대견하고 고맙다. 며느리는 친구같다. 아들한테는 엄해도 며느리는 그렇지 않다. 딸 같고 친구같다"
자신에게 유독 엄격하다는 김영애는 이번 '로열패밀리' 공순호에 대해 100점 만점에 80점을 줬다. 누구나 인정하는 김영애의 연기에 대해 왜 본인은 80점 밖에 안줬을까.
"내 연기에 대해 늘 못마땅하고 왜 이것밖에 안되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이 나에게 자극이 되지 않았나 싶다. 나는 내가 나한테 바라는 기대치가 있다 100점은 아니라도 80~90점까지는 가야한다.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내가 잘 안다. 이번 작품은 체력도 많이 모잘라고 시간도 너무 타이트했다. 밤을 안새고 했으면 좀더 연기를 잘하지 않았을까"라며 "내가 어떤 연기를 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신들린 연기를 했을 때 100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로열 패밀리는 한바탕 잘 놀 수 있는 마당이었다. 오랜만에 몸을 풀었다고나 할까. 지금은 해냈다라는 생각이 든다 무사히 잘 해냈다. 한달만 더했으면 병원에 실려갔을 것 같다. 조금만 제작환경이 좋았다면 80점에서 10점 정도 더 줄 수 있지 않았을까"
김영애는 젊지 않지만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 배우다. 그만큼 노련함과 패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김영애의 연기는 예측할 수 없다. 어떤 역할을 맡을 지 추측하는 것이 어렵다. 이 점이 앞으로 어떤 색깔을 보여줄 지 그녀의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영애.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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