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LG는 웃고 한화는 울고 있다.
도루는 단타도 2루타로 변하게 하는 마술이다. 2사 1루라는 평범한 상황이 도루 하나로 순식간에 득점권 상황이 된다. 하지만 결코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S라 일컬어지는 스타트(Start), 스피드(Speed), 센스(Sense), 슬라이딩(Sliding)이라는 조건이 갖춰져야 많은 도루를 할 수 있다. 때문에 누구는 밥 먹듯 하는 것이 도루지만 누군가는 한 개 성공으로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 도루다. (물론 홈런에서는 두 선수의 입장이 정반대가 된다)
그렇다면 올시즌 어느팀이 도루에 웃고 울고 있을까.
▲ LG, 가장 많이 하고 가장 적게 내줘… 한화는 정반대
도루로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팀은 LG다. 가장 많이 하고 가장 적게 내줬다는 것 하나로 모든 것이 정리된다. LG는 7일 현재 35개 도루를 성공시켜 31개를 기록 중인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4년 연속 60도루에 도전하는 '슈퍼소닉' 이대형이 11개로 김선빈(KIA)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르며 팀 도루 1위를 주도하고 있다. 4번 타자 박용택은 타석에서는 거포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발은 여전한 모습이다. 8개로 4위에 올라있다. 2개만 더 추가하면 10년 연속 두자리수 도루를 달성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도루 성공률이 67.3%로 조금 낮다는 것. 성공률로는 5위다.
사실 LG의 도루 1위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169개 도루로 8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LG에게 도루 1위가 더욱 값진 것은 도루 허용에서는 가장 적게 했기 때문이다. 많이 하고 많이 줬다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을 뿐이지만 덕분에 도루 손익 계산서 당당 1위다. 28경기를 치르며 상대팀에게 단 17개 도루만을 내줬다. 지난해에는 3번째로 적게 내준 바 있다.
LG와 정반대편에 서있는 팀은 한화다. 한화 마운드는 피안타율 .272(공동 7위),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8위)에서 보듯 주자를 많이 내보냈다. 그렇기에 도루 허용이 가장 많은 점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 한화 마운드는 38개 도루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도루를 내줬다.
문제는 도루 허용률. 한화의 도루 허용률은 84.4%에 이른다. 상대가 100번을 뛰면 84번을 살려줬다는 뜻이다. 반면 두산의 경우 51.2%의 도루 허용률을 기록 중이다.
첫 번째 원인은 투수들의 느린 퀵모션이다. "도루 허용 책임의 70%는 투수에게 있다"고 말할 정도로 주자를 묶어두는 실력도 투수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한화 대부분의 투수들이 느린 퀵모션으로 상대 주자에게 스타트를 허용하다보니 포수들도 웬만해서는 주자를 잡기 힘들다.
만약 포수의 도루저지능력이 뛰어나다면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한화의 경우 그것도 되지 않는다. 신경현은 21번의 도루 저지 시도 중 단 1번만을 잡아냈다. 저지율 4.8%. 이희근의 경우 21번 중 4번을 저지해 19%를 기록 중이다.
가장 낮은 .331 출루율을 기록 중인 타선은 20개 도루를 성공시켜 7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도루 성공률은 51.3%에 불과해 7위 SK(59.5%)와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마운드에서나 누상에서나 최악의 결과를 낳고 있다.
▲ SK 지난 몇 년간 비해 손해… 도루 성공률 전체적으로 낮아져
그렇다면 지난 시즌과 가장 도루 손익계산서가 달라진 팀은 어딜까. SK가 주인공이다. 성적은 20승 6패로 '여느때처럼'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도루에 관한한 지난해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는 올시즌 25개 도루를 성공시켰다. 8개 구단 중 6위다. 도루 성공률 또한 59.5%로 7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뛰는 야구로 상대방을 압박했던 SK의 성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뛰어난' 주루 플레이라는 것이 무조건적인 도루는 아니지만 도루에 있어서 예년과 달라졌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SK는 지난 시즌 161도루로 LG에 이어 2위, 2009년에도 181개로 히어로즈(192개)에 이어 2위, 2008년 역시 두산(189개)에 이어 170개로 2위에 오른 바 있다. 성공률은 2008년 4위, 2009년 4위, 2010년 5위였다.
반면 도루 허용은 4번째로 많이 하고 있다. 27개를 내줬다. 도루 허용률 역시 62.8%로 4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가장 적은 도루를 내줬으며 도루 허용률 또한 65.5%로 가장 낮았다. '투수리드'라는 보이지 않는 부분 뿐만 아니라 도루 허용이라는 겉으로 드러난 부분도 박경완의 공백이 느껴진다. 박경완은 지난해 34.4%로 도루저지율 1위에 오른 바 있다.
박경완 자리를 가끔씩 메우며 포수 마스크를 쓰는 최동수의 경우 3차례나(?) 도루 저지에 성공, 27.3%의 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올시즌에는 지난해에 비해 도루 성공률이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도루 성공률이 70%는 돼야 본전이라고 하지만 올시즌 8개 구단 도루 성공률은 65.4%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70.3%였다.
4.8%의 도루 저지율을 보인 포수도 있지만 용덕한의 경우 8번 중 4번을 저지해 50%, 양의지는 28번 중 12번으로 42.9%의 높은 도루 저지율을 보이고 있다. 용덕한, 양의지의 능력과 함께 두산 투수진의 빠른 퀵모션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24.7%였던 롯데 강민호의 경우 28번 중 13번을 저지했다. 46.4%. 포수 헬멧에 붙이는 도루 저지 횟수를 나타내는 스티커의 개수도 나날이 늘고 있다. 강민호의 활약 덕분인지 롯데는 도루 성공에서 공동 3위에, 허용수에서는 2번째로 적다.
▲ 8개 구단 도루 개수(성공률) & 도루 허용수(허용률)
SK-25(59.5%) & 27(62.8%)
LG-35(67.3%) & 17(68%)
두산-26(66.7%) & 21(51.2%)
삼성-31(67.4%) & 24(61.5%)
넥센-19(67.9%) & 35(61.4%)
KIA-28(75.7%) & 31(75.6%)
롯데-28(68.3%) & 19(57.6%)
한화-20(51.3%) & 38(84.4%)
자료출처-스탯티즈(Statiz.co.kr)
[사진=한화전에서 도루하는 LG 이대형(첫 번째 사진), 높은 송구로 도루를 허용하고 있는 한화(두 번째 사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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