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선발 투수 다음 나오는 투수에 대해 흔히 구원 투수라 부른다. 구원의 뜻은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해 줌'이다. 하지만 한화 불펜에서 '구원 투수'라 불릴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중간계투'일 뿐이다. 선발보다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높은 팀은 한화를 비롯해 KIA, 롯데 뿐이다. 8개 구단 평균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26, 불펜진은 3.86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투타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9승 21패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5.72로 7위 롯데 4.63과 큰 격차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팀 타율 .224를 기록 중인 타선을 볼 때 현재 성적에 대한 책임을 마운드에만 묻기도 힘들다.
선발과 중간계투를 나눠도 마찬가지다. 11일 현재 한화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선발진이 5.71, 불펜은 5.74로 팽팽히(?) 맞서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근 한화 불펜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발 마운드는 류현진의 부활을 앞세워 5월 선발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 중이다. 류현진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발진도 4이닝 이상은 소화하며 '최소한의' 역할은 해내고 있다.
반면 불펜은 나날이 허약해지고 있다. 한화 불펜의 5월 평균자책점은 8.16이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은 1.85에 이른다. 4월 한 달 기록했던 4.96이라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그리울 정도다.
지난 2경기에서 '대책 없는' 한화 불펜진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8일 대전 넥센전에서 한화는 류현진을 앞세워 7회말까지 8-1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류현진이 나가자 일방적으로 진행되던 경기에 긴장감이 생겼다. 한화 불펜진이 2이닝동안 6점을 내줬기 때문. 류현진 다음으로 가장 믿는 불펜인 정재원을 내세웠지만 ⅓이닝동안 3실점했다. 류현진이 경기 끝날 때까지 공 1개라도 더 던지려는 이유가 나타난 경기였다.
10일 잠실 LG전은 더욱 뼈아팠다. 6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한 안승민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연속 3안타를 맞고 1실점했고 5-3으로 앞선 상태에서 송창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한 번 불붙은 LG 타선을 막기에 한화 불펜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화는 7회에만 7점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안승민은 일말의 기대를 걸어봤지만 결국 그의 최종 실점은 5점이 됐다.
선발 마운드에서 부진하며 불펜으로 강등된 훌리오 데폴라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로 영입된 오넬리 페레즈도 다르지 않다. 시즌 초반에는 등판 기회조차 없더니 등판했을 때에도 연일 난타 당하고 있다. 1이닝 언저리를 던지지만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실점했다. 오넬리의 평균자책점은 8.16으로 공교롭게 한화 불펜의 5월 평균자책점과 같다. 두 선수 모두 퇴출 얘기가 나도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근 정재원, 유원상, 송창식으로 승리조를 꾸리고 있지만 특별히 달라지는 점은 없다. 5월 평균자책점 8.16을 기록 중인 한화 불펜. 총체적 난국인 한화 이글스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그들인지도 모른다.
[사진 = 한화 오넬리]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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