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KIA 마운드가 달라졌다. 물론 앞으로 몇 경기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즌 초반과는 확실히 다르다.
KIA 마운드는 개막 이후 선발, 구원진 할 것 없이 동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6선발 로테이션이 지켜지지 않았고 마무리의 공백을 서재응이 메웠다. 그러나 11일 현재 팀 방어율이 3점대(3.92)로 진입할 만큼 한층 안정된 모습이다. 총체적인 부진에서 어느 정도 탈피한 것이다.
무엇보다 윤석민-양현종 두 토종 에이스의 부활이 반갑다. 윤석민은 2게임 연속 승리 투수, 양현종은 3게임 연속 승리 투수가 됐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KIA는 시즌 첫 3연승에 성공,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예고했다.
△ 3연승을 이끈 '우완 토종에이스'
10일 광주 두산전은 힘든 승부가 예상됐다. 톱타자 이용규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두산에 비해 타선의 짜임새가 부족했다. 특히 최희섭-나지완의 부상, 김상현의 부진으로 '4번' 자리가 문제였다. 이에 조범현 감독은 타점 선두 이범호를 '4번'으로 배치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윤석민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2-3점 승부가 예상된 경기. 게다가 두산은 발빠른 왼손 타자들을 1번부터 3번까지 구성했다. 하지만 윤석민은 7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2회와 7회에는 선두 타자 김동주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5번 김현수를 4-6-3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결국 KIA는 1회 터진 이범호의 결승타와 7회 나온 김원섭의 쐐기타를 앞세워 두산을 2-0으로 제압했다. 윤석민은 타선의 큰 도움없이 최고 구속 151km의 직구와 최고 142km의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시즌 첫 3연승을 이끌었다.
사실 올 시즌 윤석민 보다는 양현종이 더 걱정이었다. 윤석민은 시즌 초반 승수를 챙기지 못했을 뿐, 구위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지난달 2일 삼성과의 개막전 직 후 이용철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윤석민의 구위가 정말 좋았지만 단 한 순간의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 타자들이 윤석민의 공을 배트 중심에 맞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달랐다. 첫 등판에서 세 타자 연속 볼넷을 내주며 강판된 것을 포함 4차례(선발 3게임) 등판해 9.1이닝 11피안타 13실점(12자책), 방어율은 무려 11.57를 마크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이 "(양)현종이가 시범경기부터 제대로 등판하지 못했다. 페이스가 아직 올라오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등판 횟수가 쌓일 수록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한 만큼, 첫 승을 따낸 이후 KIA의 좌완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30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팀의 3연패를 끊는 귀중한 선발승을 따냈다. KIA는 27, 28일(SK전), 30일(롯데전)에 로페즈-윤석민-트레비스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모두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양현종은 천적 롯데 타선을 상대로 특히 최고 구속 149km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94개의 투구수 중 63개가 직구) 6이닝 3피안타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최근 조범현 감독은 "5월, 선발진을 바탕으로 승수 쌓기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민-양현종에 대한 믿음에서 기인하는데, 두 토종 에이스가 살아나자 마운드 운용에 자심감이 생겼다. 여기에 두 외국인 투수는 탄탄한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희섭, 나지완, 김상훈, 이종범 등 주전이 1군 엔트리에 빠져있는 KIA. 확실히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두 에이스의 존재가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윤석민(위사진 왼쪽)-양현종]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