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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창사 50주년 특집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이하 '휴먼다큐 사랑')이 지난주 '엄마의 고백'의 감동을 '엄마, 미안'으로 이어간다.
13일 방송되는 '엄마, 미안'은 3년째 뿔뿔이 흩어져 사는 서연이네 다섯 가족을 비춘다. 다섯 가족의 막내딸 서연이(4)의 몸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이 계속되고 있다. 수술만 18번, 정확한 출혈부위를 찾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아이는 이미 생사의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일곱 살 쌍둥이 남매를 친정 부모님께 맡긴 채 엄마와 서연이의 기약없는 병원생활이 이어지고, 아빠는 홀로 타지에서 생활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막막한 현실이지만 서연이가 나을 거란 강한 믿음 하나로 서로 사랑을 듬뿍 주고받으며 행복을 이야기한다.
건강하던 서연이는 어느날 갑자기 출혈증상이 나타났다. 작은 몸에서 하루에 많게는 500cc(서연이 전체 혈액량의 절반 이상)의 피가 쏟아졌다. 출혈 과다 때문에 장기와 뇌 손상, 심각하게는 생명마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증상은 있지만 원인은 모르고, 출혈은 있지만 위치는 알 수 없었다.
서연이의 아버지는 강릉과 서울의 병원에서 보낸 지난 3년 동안 아이의 배를 여섯 번이나 열고 닫으며 위 전부와 소장 40cm를 떼어내는 극단적인 선택도 해야 했다. 나이는 네 살이지만 몸무게는 겨우 두 살배기인 서연이. 수혈과 특수영양제에 의존하다 보니 부작용도 하나둘씩 늘어만 갔다.
서연이의 또 다른 이름은 '아야'다. 언제나 아픈 모습의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병원은 '아야'의 집이자 놀이터, 세상의 전부로 병원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이모, 삼촌, 친구가 된다.
서연이의 어머니는 한 지붕 아래 다섯 식구가 함께 모인 때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나이건만, 동생에게 엄마를 양보하고 어리광부릴 기회도 없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엄마는 그저 고맙고 미안하기만 하다.
아이들이 보고 싶기는 서연이의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공사현장 옆 작은 원룸에서 혼자 지내는 서연이 아버지의 유일한 낙은 가족과의 영상통화다. 매일 아침, 잠이 덜 깬 얼굴로 애교 많은 막내딸과 인사하며 서연이의 아버지는 고단함을 떨쳐낸다.
설날을 며칠 앞두고는 서연이가 갑자기 쓰러졌다. 피가 역류하고 밤낮으로 혈변을 쏟아내는 서연이, 정밀검사를 총동원해 보지만 상태는 점점 나빠지기만 했다.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어가는 서연이를 보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결코 하고 싶지 않던 결정을 내렸다.
서연이의 배를 다시 한 번 열기로 한 것. 출혈부위를 찾게 되면 곧바로 제거수술을 진행할 거란 의사의 말에 엄마는 마음이 복잡해진다. 한시라도 빨리 출혈을 막아야 하지만, 평생 위가 없이 살아야 하는 아이의 몸에 더는 손을 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천사 서연이와 가족들이 그리는 아름다운 이야기 '엄마, 미안'은 오는 13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MBC '휴먼다큐 사랑' '엄마, 미안'편.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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