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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채태인과 조동찬이 빠진 난관을 가코로 풀어나갈 수 있을까.
삼성 외국인 선수 라이언 가코가 한국 무대 데뷔 후 처음으로 수비에 나섰다.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1루수로 출장한 것. 이날 전까지 30차례 선발 출장은 모두 지명타자로 이뤄졌다.
이날 가코의 1루수 출장은 삼성으로서는 고육지책에 가까웠다. 지난 7일 1루수 채태인이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데 이어 3루수 조동찬까지 왼 손가락 부상으로 11일 1군 명단에서 빠졌다. 또 다른 1루수 요원인 조영훈은 타격이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 결국 이러한 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1루수 가코'가 탄생했다. 그동안 가코의 자리였던 지명타자는 최형우가 꿰찼다.
사실 가코에게 1루수는 어색한 자리가 아니다. 프로 데뷔는 포수로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대부분을 1루수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393경기 출장 중 381경기에 1루수로 나섰다. 선발 출장 377경기 중 367경기가 1루수다.
현재 삼성 1루수 자리는 붙박이 선수가 없다. 1루수와 3루수를 오가는 박석민이 101⅓이닝, 채태인이 100⅓이닝, 조영훈이 71이닝 나섰다. 선발 출장 경기로 살펴봐도 채태인 12경기, 박석민 11경기, 조영훈이 8경기로 비슷했다.
선발 1루수로 새롭게 이름을 올린 가코의 수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3회초 선두타자 조동화의 빠른 타구를 잡아내 아웃시켰다. 5회에는 두 차례 연속 호수비를 선보였다. 1사 2루에서 임훈의 우전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이어 다음타자 박재상의 빠른 타구 때는 비록 안타가 되기는 했지만 충분히 외야로 빠질만한 타구를 내야에서 막아냈다. 세 차례 모두 땅볼로 깔린 빠른 타구였다.
가코가 호수비를 선보인 3회와 5회는 이날 선발 카도쿠라 켄이 흔들리던 이닝이었다. 가코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자칫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였다. 비록 타격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수준급 1루 수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삼성으로서는 의미있었다.
이날 안정적인 1루 수비를 선보임에 따라 당분간 1루수 가코를 자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1루와 3루를 오가는 박석민은 12일 경기에서 1루수로 여러차례 아쉬운 수비를 선보였으며 3루수 역시 조동찬이 빠져 박석민이 붙박이로 맡아야 한다. 박석민이 3루수로만 뛴다면 1루수도 조영훈 정도 밖에 남지 않는다. 여기에 가코가 1루수로 나간다면 수비가 미숙한 좌익수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돌리면서 외야진 수비 강화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조동찬과 채태인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선수 운용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상대 투수에 따라 타순이나 수비 배치에 있어 류중일 감독이 경기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
가코의 1루수 출장은 비상시 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를 보더라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첫 출장에서의 '1루수 가코' 수비 모습은 합격점이다.
[라이언 가코.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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