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두산이 4위까지 내려 앉았다. 두산은 13일 잠실 SK전에서 2-4로 패하며 다시 한 번 3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중요한 소득을 얻은 경기였다. 이날 2회부터 구원 등판한 우완 이용찬은 4⅓이닝 5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김 감독은 6회 1사 후 이용찬이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악수를 청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용찬의 호투를 높게 평했다.
현재 두산의 선발진은 상당한 난관에 봉착해 있다. 1선발 니퍼트와 '토종 에이스' 김선우 외에는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특히 새로운 용병 페르난도 니에베는 단순한 구위로 아직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고 5선발 김성배는 꾸준한 모습이 부족하다. 또 좌완 투수 가운데 이혜천과 이현승 중 한 명을 선발로 쓸 예정이었지만, 모두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용찬이 등장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들쑥날쑥한 구위로 2군행 통보를 받기도 한 이용찬은 현 시점에서 두산의 3선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주무기인 빠른 직구와 변형 체인지업으로 연일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13일 경기에서 이용찬은 총 67개의 공을 던졌다. 이 가운데 최고 속도 148km의 직구(33), 변형 체인지업(24) 두 가지의 구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무엇보다 변형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3회 최정을 상대한 이용찬은 바깥쪽 체인지업-몸쪽 직구-바깥쪽 체인지업의 로테이션으로 3구 삼진 처리했다. 또 4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박재상을 상대로는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은 뒤 바깥쪽 빠른 직구(145km)로 의표를 찔렀다.
김선우에게 전수받은 이 변형 체인지업은 우타자 몸쪽으로 꺽여 들어온다. 또 포크볼처럼 낙폭도 상당하다. 그동안 이용찬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만 상대했던 타자들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용찬이 두산의 3선발로 안착하기 위해선 좀 더 구위를 가다듬을 필요도 있다. 이날 이용찬은 총 5개의 안타를 맞았는데 그 중 2개가 정상호에게 던진 변형 체인지업이었다. 또 풀카운트 상황에서 '위닝샷'으로 몇 차례 던졌지만 아직 원하는 곳에 정확히 들어가지는 않았다. 만약 이용찬이 변형 체인지업을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빠른 직구, 110km 후반대의 느린 커브, 130km 후반대의 슬라이더와 함께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의 중계를 맡은 허구연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 위원은 "일단 이용찬이 두산의 3,4 선발로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페르난도 보다 구위가 훨씬 좋다"며 "선발 투수로서 스태미나를 어떻게 조절할 지가 관건이겠지만, 오늘(13일) 선보인 변형 체인지업의 위력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용찬]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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