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이는 비단 학교의 사제지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야구에서도 엄연히 스승과 제자가 존재한다. 감독과 선수가 바로 그것이다. 그 중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의 제자 중 1명인 이승호(37번)가 스승의 날을 맞아 김성근 감독에게 승리라는 선물을 안겼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경기. SK 선발투수로 나선 이승호는 5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뽑아내며 3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SK는 5-0 영봉승을 거뒀다.
고비는 많았지만 이를 침착하게 극복했다. 결정적일 때 두산 타자들은 헛방망이를 날렸고 이승호의 무실점 행진은 계속 이어졌다. 이날 호투로 그의 평균자책점은 0.94가 됐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평균자책점 순위에선 그의 이름을 볼 수 없으나 이승호는 올 시즌 28⅔이닝을 던졌고 현재 규정이닝은 33이닝 이상이라 큰 차이가 없다.
아직 5월이고 시즌은 길게 남아 있지만 그래도 이승호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LG 시절 촉망받던 에이스에서 어깨 수술 후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고 길을 잃었을 때 김성근 감독은 2008년 FA 이진영의 보상 선수로 이승호의 이름을 불렀다. 이승호가 많은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김성근 감독이 LG에서 떠난 뒤인 2003년이었지만 2002년 중간계투로 뛰며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이제 이승호는 강속구를 던지지 못하지만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 던질 수 있는 베테랑으로 거듭났다. 산전수전을 겪은 그는 야구장에서 야구 선수로 뛸 수 있다는 소소한 행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프지 않고 던질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승호다.
스승의 날 승리 후 '제자' 이승호는 "스승의 날인데 감독님께 선물로 승리를 안겨 드려서 기쁘다"고 했다. '스승' 김성근 감독은 이 말을 전해 들었는지 "이승호가 5회까지 잘 막아줬다"고 화답했다.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던 노장 투수에게 재기의 기회를 준 스승과 이에 보답하는 제자의 모습은 참 훈훈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SK 이승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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