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LG의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치키가 통산 39호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주키치는 1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9이닝 1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 완봉쇼를 펼쳤다. 7회까지 72개의 공을 뿌리며 노히트노런 피칭을 이어간 주키치. 한국 프로 야구 사상 11번째 노히트노런 기록이 작성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8회 1사 후 송지만에게 빗맞은 우전 안타를 내주며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이날 주키치는 자신의 주무기인 명품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로 넥센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 마무리 공백 속에서 나온 완봉.
현재 LG는 붙박이 마무리로 예상됐던 김광수가 심리적인 문제로 2군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박종훈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로 김광수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LG는 14일 경기에서 야수 실책에 구원진들이 실점을 허용하며 다잡은 경기를 내줬다. 역전패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은 상황. 주키치는 뛰어난 제구력과 완급 조절로 9이닝을 책임졌다. 덕분에 LG 중간 계투진은 꿀맛같은 휴식을 맛봤고 연투의 부담에서 벗어났다.
주키치는 이날 96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은 9개나 뽑았다. 또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에 그쳤지만 뛰어난 공의 무브먼트만으로 넥센의 타선을 봉쇄했다. 이는 LG 투수진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주무기인 커터 이외에도 타자의 의표를 찌르는 체인지업과 커브를 통해 생각하는 피칭을 보여줬다.
그동안 주키치는 마운드에서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했다. 지난달 21일 문학 SK전에서 그는 두 차례 보크 판정을 받은 뒤 화를 삭이지 못한 듯 보였다. 또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역시 최진행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고 보크를 범했다. 결과는 5이닝 이전 조기 강판.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인 것은 분명하나 다혈질 성격이 약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이날 주키치는 마운드에서 감정 제어에 성공하며 꾸준한 모습을 선보였다. 완봉승을 거둔 직후에는 "개인적으로 3년만의 완봉승이다. 내가 잘 던진 것보다 팀이 승리해 기쁘다"라며 팀을 먼저 생각하는 넉넉함도 보여줬다.
△ 리즈의 그늘에서 벗어나다.
LG의 1선발은 리즈다. 박현준이 히트 상품으로 등장하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수 가운데서는 주키치 보다 리즈였다. 메이저리그에서의 경험, 빠른 구속, 팬들의 관심 등 주키치 보다 리즈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호투를 발판으로 주키치는 적어도 리즈와 동급으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리즈처럼 빠른 구속으로 호쾌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해도 타자를 상대하는 노하우, 완급 조절, 공 끝의 변화는 리즈보다 분명 뛰어났다.
[1피안타 완봉승의 주인공 주키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