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김민성의 스타★필]
얼굴엔 소자, 배엔 王자를 지닌 희극지왕 차승원
차승원은 가진 게 참 많다. 톱모델 출신답게 키, 몸매, 얼굴 모두 우월하고, 15년 차 배우다운 연륜 있는 연기력과 꾸준한 호감도, 심지어 훈남 대학생 아들까지 뒀다. 그러나 가장 돋보이는 순간은 이기적 외모와는 상반되는 망가지는 연기를 할 때다. ‘슈트발의 정석’이란 별명이 있을 만큼 그냥 서 있어도 화보인 그인데, 입만 열면 만화로 돌변한다. 그런 그가 요즘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통해 코믹 연기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차승원이 맡은 역할은 차승원이 맡은 역할은 국민 호감 충만한 한류스타 독고진.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를 지닌 국민배우지만, 완벽한 겉내에 비해 찌질한 속내를 지녔다. 건방진 말투로 주위 사람들에게 허세와 까탈을 부리지만 사실은 어리바리하고 소심하다. 톱스타인 주제에(?) 한물간 생계형 연예인 구애정(공효진)에게 흑심을 품고 안절부절 중이다. 시종일관 건조하고 직설적인 말투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연기는 정말 볼 만하다. 허우대 멀쩡한 사람도 이렇게 웃길 수 있다는 반전과 함께 실제 차승원의 모습이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능청스럽다.
그의 연기가 편안하고 가볍다고 해서 사람 자체가 가벼운 것은 아니다. 매일 고행의 가까운 운동으로 불혹의 넘은 나이에도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는 그는 맡은 배역에 최선을 다하는 최고의 배우이다.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대중이 모르면 작품도 몰라준다"는 일념으로 예능과 행사를 가리지 않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최고의 사랑' 제작 발표회 당시 30분을 지각하고 헐레벌떡 무대에 뛰어 들어와 여러 번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연신하는 언행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어느 사석에서 자신은 '연출부', '제작부'처럼 '연기부'에 속해있다는 톱스타답지 않은 개념 발언을 했다는 그의 성실성은 소문이 자자하다. 술도 안마시고 인간관계도 좁다는 그는 일하는 것 자체가 충전이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것이 모험이고 즐거움이란다. 얼굴에는 '소'자 수염, 배에는 '왕(王)'자 복근을 지닌 차승원. 그는 오랜 세월 소처럼 우직하게 노력해 국민 희극지왕으로 등극한 것이다.
[MBC '최고의 사랑'의 차승원. 사진 = MBC 제공, MBC 캡쳐]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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