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한화의 정민철 코치는 올 시즌 중책을 맡고 있다. 지난 2009년 플레잉 코치를 시작한 이래로 약 2년 만에 1군 메인 코치가 됐다. 젊은 투수들이 많은 한화 마운드. 팀 사정을 감안한다면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정 코치가 메인 코치로 승격한 이후 한화 투수들은 힘을 내고 있다. 정작 본인은 "한용덕 코치님의 덕이다. 운이 좋게 투수들이 동시에 잘 던졌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류현진-안승민-양훈-장민제-김혁민의 선발진들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런 한화 젊은피들의 변화는 어디서 온 것일까. 물론 정 코치의 표현대로 아직 '업 앤 다운'이 심하다. 잘 던지다가도 한 순간에 무너진다. 또 갑자기 볼넷을 남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젊은 선발진이 꼴찌 한화의 희망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1.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라.
여기까지는 당연한 얘기다. 카운트가 불리하면 투수는 타자에게 쫓길 수밖에 없다. 낮은 공으로 범타를 유도할 수 없으며 오직 포수 미트를 보고 한 가운데 던져야 한다. 때문에 정 코치는 "차라리 맞아도 좋으니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넣어라. 볼넷은 안 된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라"고 주문한다.
한화의 5선발 김혁민은 이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김혁민은 지난 5일 SK전에서 5⅔이닝 비자책으로 호투한 데 이어 13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6이닝 2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시즌 첫 선발승을 따냈다. 김혁민은 "확실히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니 위닝샷을 던지기가 편하다. 예전에는 카운트가 불리해서 낮은 변화구를 던져도 타자들이 속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맞더라도 무조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2. 홈플레이트를 이용하라.
정 코치는 평소 "짧고, 길게" 던지라고 투수들에게 주문한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것은 홈플레이트. 홈플레이트의 뾰족한 꼭지점은 "길게" 던질 때 기준이 되고 그 반대 오각형의 밑변은 "짧게" 던질 때의 기준이다. 즉 '꼭지점'에서 떨어지는 바운드 공을 던지든, '밑변'에서 떨어지는 바운드 공을 던지든,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공을 떨어뜨리라는 말. 정 코치는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질 때 보통 '포수 마스크를 보고 던져라, 심판의 얼굴을 보고 던져라'라고 하는데 그것은 한계가 있다. 홈플레이트를 보고 던지면 아무래도 바운드 볼을 만들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정 코치는 이내 우에하라 고지(현 볼티모어)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지난 2000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2년 동안 우에하라와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 정 코치는 "하루는 우에하라에게 직구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는데 어떻게 타자와 승부를 하는지 물었다. 돌아오는 답변은 역시 바운드 공이었다"며 "우에하라가 포수와 야수를 믿고 바운드 공을 던진다고 하더라. 일본 야구의 경우 경기에 앞서 포수들이 블로킹 연습을 상당히 많이 한다. 그만큼 바운드 공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안승민은 이 방법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다. 안승민은 올 시즌 2승 2패 평균자책점 4.05를 마크하며 류현진과 함께 원투 펀치를 형성하고 있다. 기록보다 투구 내용이 훨씬 좋은 투수. 최근 눈부신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안승민은 "정민철 코치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홈플레이트를 보고) 짧고 길게 던지다 보니 확실히 타자들의 몸이 움직인다"며 새로운 투수 방식의 효과를 밝혔다.
[정민철 코치(위)-홈플레이트.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한화 이글스]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