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삼성의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켄이 4수 끝에 한일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카도쿠라는 18일 대구 넥센전에서 9이닝 3피안타 완봉쇼를 펼치며 자신의 100승 달성을 자축했다. 한국 데뷔 첫 완봉승이자 팀의 연승을 이끄는 귀중한 호투. 경기를 마친 카도쿠라는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웃었다.
올 시즌 카도쿠라의 삼성 이적에 주위 시선은 곱지 않았다. 야신이 버린 남자가 과연 한국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는 7차례 선발 등판해 5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렸다.
△ "선발 투수의 10승, 결코 많은 승수가 아니다."
최근 대구 구장에서 만난 카도쿠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는 진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는데, 선발 투수로서 10승은 결코 많은 승수가 아니라는 게 그의 말이었다. 카도쿠라는 지난 2009년 SK에 입단해 2010년 14승 7패 평균자책점 3.22을 기록하며 베스트 시즌을 보냈다. 현재까지 통산 기록은 24승 13패 평균자책점 3.86. 무엇보다 볼넷 대 삼진 비율(K/BB)이 눈에 띈다.
'K/BB'는 투수의 제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즉, 볼넷을 적게 주고 삼진을 많이 잡으면 'K/BB'는 높아진다. 올 시즌 카도쿠라의 'K/BB'는 2.33으로, 박현준(2.58) 류현진(2.55)과 엇비슷하다. 팀 내에서는 1선발 차우찬(1.91)보다 높은 수치. 따라서 "선발 투수로서 10승이 많은 승수는 아니다"라는 그의 말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제구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위기 때마다 삼진을 솎아낼 수 있는 포크볼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다. 지난 2년 간 한국 야구를 겪어본 카도쿠라의 경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 오치아이 투수 코치와의 호흡
삼성의 오치아이 투수 코치는 계약 당시 "만약 카도쿠라가 10승 이상을 못하면 옷을 벗겠다"고 한 장본인이다. 카도쿠라의 많은 나이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본인이 갖고 있는 공만 뿌리면 여전히 한국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고 오치아이 코치는 내다봤다. "카도쿠라는 가진 게 많은 투수"라는 오치아이 코치. 올 시즌 카도쿠라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는다.
평소 오치아이 코치는 부동의 에이스 배영수에게 "위기 때마다 투구폼이 흔들리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차우찬이 볼넷을 남발할 때는 직접 마운드에 올라 호통을 치기도 한다. 그러나 카도쿠라만은 예외다. 그저 곁에서 조용히 지켜 보기만 할 뿐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이에 대해 "더 이상 해줄 말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야구 선수로 할아버지에 해당하는 카도쿠라가 스스로 페이스 조절을 할 뿐 만아니라 베테랑으로서 자신의 몸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런 믿음은 곧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달 2일 광주 개막전에서 선발로 등판, 홈런 두 방을 맞고 8실점한 카도쿠라는 지난달 15일 두산전부터 5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물론 이 기간 야수들의 실책이 겹치며 2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또 22일 넥센전에서는 6.1이닝 2자책 호투를 펼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카도쿠라는 시즌 초반과는 달리 확실히 제 구위를 찾으며 예전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한일 통산 100승을 달성한 카도쿠라. 사진제공=삼성]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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