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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가수 성시경이 방송에 출연해 서태지-이지아의 비밀 결혼에 대해 “모든 것을 밝힐 의무는 없다”고 발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성시경의 발언이 자신의 결혼 사실에 대해 ‘거짓말’로 일관한 서태지에 면죄부를 놓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든다.
성시경은 18일 방송된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서태지, 이지아 비밀 결혼에 대해 "상당히 공감한다"며 "그 때는 더했다. 지금처럼 매체가 많지도 않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향력과 힘의 위치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내 것인가 서태지가? 아니다. 서태지는 서태지다. 자기의 삶을 결정할 자유가 있다"며 "모든 걸 밝힐 의무는 없다. 하지만 의무처럼 되고 그것을 이행하지 않았을 시에 아주 큰 미움을 받을 수도 있다. 누군가 '겸손은 미덕이지 의무가 아니다'라고 했던데 맞는 것 같다. 겸손하면 좋지만 겸손 안하면 안되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물론, 서태지는 대중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힐 이유는 없다. 이런 점에서 성시경의 발언을 옳다. 하지만 결혼 이전은 물론 결혼 이후에도 서태지는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공공연히 말해 왔다.
팬은 물론 언론 또한 그의 발언을 충실히 믿었고, 일부에서 “서태지가 결혼해 아이가 있다”는 루머가 돌던 시기에도 언론과 만난 서태지는 “어려서는 결혼을 하고 싶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만 해도 빨리 결혼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현실에 부딪혀서 그런지 지금 생활에 만족해서 포기상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서태지는 ‘어린시절’ 결혼을 했고, 이미 인터뷰를 가졌던 시기에도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유부남’이었던 것이다.
‘비밀’을 지키는 것과 ‘거짓말’을 하는 것은 맥락이 다르다. 서태지가 단순히 이지아와의 결혼 사실을 숨겨오고 이 같은 대중의 질문에 “결혼할 생각은 없다”혹은 “노코멘트”로만 답했어도 그는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성시경이 말한 것 처럼 단순히 ‘모든 것을 밝힐 필요가 없는 사생활’로 볼 수 있는 정도다.
팬들에게 모든 것을 숨겨온, 아니 속여온 서태지의 노래를 이제는 대중이 이지아와의 파문이 일어나기 전 처럼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성시경은 과거 유승준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처도 ‘유치하다’고 말한 소신있는 인물이다. 이번 서태지-이지아 사건에 대한 그의 발언 또한 사건의 특수성을 제외한다면 응당 옳은 말이다.
하지만 십수년간 거짓말을 해오던 서태지는 대중을 향한, 혹은 그의 팬에 대한 그 어떤 사과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성시경의 말 처럼 스타는 모든 것을 밝힐 필요는 없다. 하지만 거짓말을 했다면 사과는 해야하지 않을까?
[사진 = 서태지-이지아, MBC방송화면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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