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한화가 두산을 꺾고 연승에 성공했다. 최근 12경기 동안 '패-승-패-승'을 반복했던 한화. 정확히 보름 만에 2연승을 거뒀다.
이날 한화의 결승점은 6회초에 나왔다. 2번 한상훈은 1사 1,3루 찬스에서 등장, 김선우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한화는 9회초 한 점을 보태 2-0 신승을 거뒀다.
△ 야구의 정석 - '스킵 동작'
야구에는 몇 가지 정석이 있다. 그 중 주자와 관련된 정석으로는 '스킵 동작'이 있다. '스킵'이란 투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갔을 때 2루 쪽으로 발돋움 하는 동작을 말한다. 투수 입장에서는 주자의 스킵 동작에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고, 때론 급한 마음에 공을 일찍 놓기도 한다.
발 빠른 주자라면 더욱 그렇다. 만약 이대형(LG) 정근우(SK) 같은 주자가 1루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선수들은 매번 누상에서 스킵 동작을 취한다. 실제로 도루를 시도하지 않아도 리드폭을 최대한 넓혀 투수의 신경을 긁어 놓는다. 또 마치 2루로 뛰는 것처럼 페이크 모션을 취해 투수의 투구 리듬을 망가뜨린다.
'스킵 동작'의 효과는 또 있다. 바로 투수의 볼 배합을 단조롭게 만드는 것이다. 보통 투수들은 발 빠른 주자를 잡기 위해서 포심 패스트볼 류의 빠른 볼을 선택한다. 느린 변화구를 던졌다간 도루를 저지할 확률이 적다는 것을, 투수와 포수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는 타자에게 큰 이점이다. 투수의 볼 배합이 단순해 지는 만큼 타자는 반대로 노림수가 강해진다. 물론 투수가 계속된 견제로 주자를 1루에 묶고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 또 주자와 타자의 의표를 찔러 낙차 큰 느린 커브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가 진행되는 경기라면, 투수는 확률적으로 빠른 구종을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 강동우·한상훈이 보여준 야구의 정석
이러한 야구의 정석이 18일 잠실 두산-한화전에서 나왔다. 한화는 6회 두산의 유격수 손시헌이 두 차례 연속 에러를 범하며 1사 1,3루의 찬스를 잡았다. 5회까지 김선우, 김혁민의 팽팽한 투수전이 진행되던 경기. 그 어느 때 보다 선취점이 중요했다.
타석에는 한상훈이 섰다. 한상훈은 앞선 타석에서 1루 땅볼과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김선우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순간, 1루 주자 강동우가 스킵 동작을 취하기 시작했다. 강동우는 올 시즌 4개의 도루를 기록할 만큼 그리 발빠른 주자가 아니지만 베테랑 답게 2루로 뛰는 '스킵 동작'을 계속해서 취했다.
결과는 한상훈의 결승타. 한상훈은 김선우의 공을 계속해서 커트해 가다 7구째 몸쪽 컷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경기 후 한상훈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내가 잘 쳤다기 보다는 (강)동우 형한테 고맙죠. 동우 형이 계속해서 스킵 동작을 취하다 보니 상대 배터리가 빠른 공을 던지더군요. 안타를 쳤을 때는 직구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7구째 몸쪽으로 꺾여 들어오는 컷 패스트볼이 왔습니다. 그래서 직구 타이밍을 잡고 있다가 운 좋게 안타로 연결시켰습니다. 전부 동우 형 덕분입니다."
[한상훈(위)-강동우. 사진 = 마이데일리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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