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함태수 기자] 두산이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언젠가 이 매듭이 풀릴 것"이라고 했지만 5월의 침체가 예상 밖으로 길다.
두산이 6위로 추락했다. 무려 1113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현재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 앉았다. 여기에 투타 밸런스도 무너졌다.
두산의 야구는 원래 끈질긴 야구였다. 마운드가 무너져도 타자들이 물고 늘어지는 맛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타선은 살아나고 있다. 21일에는 5-7로 뒤지던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성열, 이원석이 살아난 점은 고무적이다.
5월 부진의 1차적인 문제는 역시 마운드. 선발이 6이닝을 채우지 못하며 그 부담이 고스란히 중간 계투진에게 연결되고 있다. 마무리 임태훈의 공백이 커보이는 상황, 사실은 선발의 탓이 더 크다.
현재 두산은 니퍼트, 김선우 외에는 믿을 만한 선발이 없다. 이용찬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두 자리가 공백이다.
무엇보다 페르난도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는 올 시즌 세 차례 등판해 모두 부진했다. 또 포수 양의지의 사인에 몇 번이나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투구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다. 양의지는 "페르난도는 분명 직구나 볼 끝은 좋다.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니다. 그러나 개성이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페르난도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그는 "앞으로 두 경기 더 지켜볼 것이다. 페르난도가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게 놔둘 것"이라며 "그래야 투수가 문제점을 안다. 또 핑계 거리도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최악의 상황을 염두하지 않을 수는 없을 터. 김 감독은 "팀이 어려운 만큼, 어떻게든 마운드를 꾸려가야 한다. 만약 페르난도가 부진한다면 우리 팀에는 노경은, 홍상삼이 있다. 또 상황에 맞게 이혜천도 선발로 나설 것이다"며 밑그림을 그렸다.
올 시즌 5월 순위가 갖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지난 시즌 역시 5월까지 4강에 들었던 팀 가운데 세 팀이 가을잔치에 초대됐다. 4위였던 KIA만이 롯데에 밀렸을 뿐, SK(1위) 두산, 삼성(공동 2위)은 끝까지 상위권을 유지했다.
과연 두산은 언제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것인가. 10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두산으로선 이 단단히 묶인 매듭을 빨리 풀어야 한다.
[김경문 감독]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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