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38·오릭스)가 1군 복귀 후 첫 선발 등판에서 의미있는 호투를 펼쳤다.
박찬호는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를 눈 앞에 뒀다. 그러나 9회말 오릭스의 마무리 기시다 마모루가 동점을 허용하며 박찬호의 시즌 두 번째 선발승은 날아갔다.
△ 땅볼 투수로 변신한 박찬호
이날 박찬호는 땅볼 투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1회 2번 후지무라를 유격수 실책, 2회 아베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또 체력이 달리는 5, 6회에는 5명의 타자를 모두 외야를 벗어나지 않는 타구로 돌려 세웠다. 경기 후 요미우리의 하라 감독은 "엄청난 기백으로 공을 던졌다. 우리가 밀리는 느낌이었다"고 평했는데, 이날 박찬호는 38살의 많은 나이로 살아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 살아난 직구, 최고 구속 146km
이날 박찬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 2군에서 몸을 추스리며 확실히 이전 보다 속도가 올라왔다. 그리고 직구가 살다보니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 됐다. 야구는 어차피 타이밍 싸움이다. 구속의 변화를 얼마만큼 주느냐에 따라 타자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박찬호는 이날 이전 보다 빨라진 직구를 바탕으로 변화구를 적극 활용하며 요미우리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 팀에 신뢰감을 심어주다.
이전까지 박찬호는 올 시즌 5차례 선발 등판해 1승 4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 11일 소프트뱅크전은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인 경기. 당시 오릭스는 6회초 홈런과 2루타 등을 묶어 3점을 뽑아냈다. 리그 1위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6회말 연속 안타와 홈런을 맞고 3점을 내줬다. 코칭스태프들과 야수들의 신뢰감이 순식간에 무너진 상황. 박찬호는 충격적인 2군행 통보까지 받았다.
물론 당시 오릭스 계자는 인터리그를 앞두고 휴식차원에서 박찬호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고 했다. 또 열흘 뒤면 1군으로 복귀해 선발로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이 차가워진 것만은 틀림 없었다. 이러한 우려 속에 박찬호는 모처럼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안타를 3개 밖에 허용하지 않은 가운데 약점으로 지적됐던 성급한 승부도 지양하는 모습이었다. 벤치와 야수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호투. 분명 이날 박찬호가 보여준 모습은 1승 이상의 값어치가 있었다.
[박찬호]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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