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김강민-임훈-박재상-박정권-안치용-정근우-최정-최윤석-박경완.
최근 변화를 찾기 힘들었던 SK 타순과는 전혀 달랐다. 예전의 변화무쌍한 SK 타순을 떠올리더라도 선수들의 자리가 어색할 정도였다. 22일 넥센에 맞서 SK가 내놓은 선발 라인업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SK는 4-2로 승리하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극명한 명과 암이 존재한다.
일단 긍정적인점은 SK 특유의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성근 감독은 상대팀, 상대 선발, 소속팀 선수의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라인업을 작성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선수가 없었기 때문. 때문에 똑같은 라인업은 아니었지만 항상 비슷한 타순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렇기에 22일 선발 라인업이 지니는 의미는 특별하다. 선수들의 복귀를 알리는 타순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박경완과 김강민이 합류했다. 두 명 모두 시즌 3번째 선발 출장이었다. 박경완은 지난 17일, 김강민은 19일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박경완은 9번 타자로 나서 시즌 첫 안타와 첫 타점을, 김강민은 결승 홈런을 때리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가벼운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던 안치용도 5번 타자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이들의 복귀함에 따라 김 감독은 선수 운용폭을 한 층 더 넓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SK 야구의 근간인 토털 베이스볼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이날 라인업 속에는 김 감독의 고뇌도 존재한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터지지 않는 타선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올시즌내내 빅 이닝(다득점을 하는 이닝)이 나오지 않는다. 한 점은 들어오는데 2~3점은 나지 않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번트가 문제인가?'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번트를 안대면 그것조차도 안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모델 체인지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고민들이 22일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에 투영된 것이다.
이날 1번 타자로 나선 김강민의 경우 지난해 111경기 선발 출장 중 단 15번만 이 자리에 나섰다. 3번 박재상은 지난해 86경기 선발 중 7경기만 그 자리에 배치됐으며, 6번 타자인 정근우는 지난해 단 한 번도 이 타순으로 출장하지 않았다. 2009년 2경기가 있었다. 박경완은 지난해 9번 타자 선발 출장이 1경기였으며 7번 타자로 나선 최정도 113경기 선발 출장 중 6경기가 전부였다.
하지만 결국 이날도 김 감독이 원하는 '빅 이닝'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전체적으로 타자들은 못쳤지만 투수들이 잘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SK 타자들이 때린 안타는 단 6개였다.
[사진=SK 김성근 감독]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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