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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나는 가수다' 신정수 PD가 아이돌 위주의 시즌2 제작 가능성을 내비쳤다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신정수 PD는 최근 MBC 라디오 '김어준의 뭔가 색다른 상담소'에 출연해 "일정 기간 시간이 지나면 본격적인 시즌2를 하면서 모든 멤버를 한꺼번에 바꾸고 가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고 밝혔다. 이 때 신정수 PD는 아이유, 태연 등 아이돌 또는 젊은 가수들 위주의 '나는 가수다'도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나는 가수다'의 시청자들은 신정수 PD가 프로그램의 취지에 어긋나는 발상을 했다고 지적했지만, 제작진이 단지 시청률을 높이고 흥미거리의 '나는 가수다'를 만들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우선 신정수 PD의 언급처럼 '나는 가수다'는 프로그램이 장기화 될 경우 기존 출연진을 전부 새롭게 개편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전적으로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과 시청자들을 위해서지 시청률 상승을 노리는 꼼수가 아니란 것을 시청자들도 알아야 한다.
'나는 가수다'는 최근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녹화 일정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녹화 후 방송 전파를 타기까지 약 2주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 2주 동안 숱한 스포일러 글이 난무해 급기야 제작진은 녹화와 방송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월요일 녹화, 그 주 일요일 방송이란 시스템이 정립됐다.
이는 곧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가수들이 1~2주일 마다 매번 새로운 미션곡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가수다'에 거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스케줄 단축은 가수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한 가수의 관계자는 해당 가수의 상태를 설명하며 "굉장히 예민하고 컨디션도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노래를 끝내고 대기실이 아닌 병원으로 향해야 했던 임재범, 무대를 마친 후 다리에 쥐가 났다던 김연우, 목에 심한 통증을 호소한 윤도현 등 '나는 가수다'로 인한 가수들의 긴장과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는 이미 방송을 통해서도 보여졌다.
하지만 가수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경연에 임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3주에 한 명씩 탈락하는 현 시스템이라면 기존 가수들 중 대부분은 몇 달 이상 '나는 가수다'와 함께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가수들의 피로도가 누적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가수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이득 될 건 없다. 최고의 무대를 내세운 '나는 가수다'에서 가수들이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상태로 나설 경우 그만큼 시청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노래가 나올게 뻔하다.
출연진을 전면 개편했을 때 시청자들에게 '예전보다 더 낫다' 또는 '새로워졌다'는 인상을 줘야 하는데, 이소라, 박정현, 임재범, 윤도현, 김범수, 김연우, BMK 등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가수도 마땅치 않고 그런 가수들이 있더라도 섭외가 뜻대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시청자들 스스로 만들어 버린 '나는 가수다'의 진입장벽도 난관이다. 이번 옥주현의 경우 시청자들은 노래를 듣기도 전부터 출연 자체에 반감을 드러냈다. 또 아이유, 태연 등 아이돌이 거론되자 '나는 가수다'의 수준이 낮아진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아무 가수나 출연시키지 않겠다는 일종의 시청자 권력이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가수다'는 모든 가수에게 문이 열려있고, 만약 실력이 떨어지는 가수라면 청중평가단이 알아서 탈락시키게 돼 있다.
'나는 가수다'가 거듭되는 논란을 뚫고 계속 이어진다면 언젠가 시즌2 제작은 불가피하다. 그 시즌2의 라인업이 어떻게 꾸려지든 시청자들은 노래를 듣지도 않고 "이 가수는 안돼!"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또 다른 차별이고 '나는 가수다'의 몰락을 부추기는 꼴이다.
[임재범, 윤도현, 이소라, BMK, 김범수, 박정현, 김연우, 신정수PD(위부터).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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