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주키치 vs 라미레즈, 페르난도
올시즌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6팀이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투수로 채웠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외국인 투수지만 영입 당시 팀에서 그들이게 원하는 기대치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에이스급 활약을 원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10~12승 정도에 3점대 중반 평균자책점만 해도 만족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올시즌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LG와 두산을 살펴보면 No.2 외국인 투수의 활약도 결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리즈 뛰어넘는 주키치 vs 1이닝당 1점주는 페르난도, 그리고…
LG와 두산은 지난 4월 2일 개막전에서 맞붙었다. 양 팀은 선발투수로 모두 외국인 투수를 내세웠다. LG는 레다메스 리즈,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가 주인공이었다. 두 팀에서 영입 당시, 그리고 시즌에 앞서 에이스 역할을 원했던 '첫 번째' 외국인 투수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LG가 46경기, 두산이 43경기를 소화한 상황에서 리즈와 니퍼트의 '개막전 선발' 대결은 니퍼트의 승리다. 니퍼트는 4승 2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하는 반면 리즈는 3승 5패 평균자책점 4.90에 머무르고 있다.
그럼에도 팀 성적에서는 LG가 27승 19패로 2위, 두산이 18승 24패 2무로 6위에 오르며 개막전 선발의 시즌 성적과 정반대다.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지만 팀에서 '2번째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던 선수들의 활약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벤자민 주키치는 이름값과 몸값에서 상대가 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1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리즈와 달리 주키치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무했다. 몸값 역시 리즈는 공식적으로 30만달러를 받았지만 주키치는 22만달러였다. LG의 시즌 전 기대치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활약은 주키치가 리즈를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퀄리티 스타트의 기준'을 선보이는 리즈와 달리 주키치는 호투하는 날에는 경기를 지배하는 활약도 종종 펼친다.
15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으며 26일 니퍼트와의 맞대결에서도 9이닝 10탈삼진 1실점을 호투하며 전혀 밀리지 않았다. 29일 현재 성적은 4승 1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리즈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LG 선발 마운드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박현준이지만 주키치의 활약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주키치가 만약 두산 두 번째 외국인 투수의 모습을 보였다고 가정한다면 답은 나온다.
반면 우승을 위해 '올인'을 선언했던 두산은 여러가지 악재 속에 'No.2' 외국인 투수도 속을 썩이고 있다. 시즌 전 영입했던 라몬 라미레즈는 연일 난타를 당하며 정규시즌도 치르지 못하고 퇴출 당했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23.63만을 기록한 뒤 짐을 쌌다.
5월을 앞두고 영입한 두 번째 투수 페르난도 니에베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라미레즈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을 정규시즌으로 옮겨놓은 모양새다. 공에 힘은 있지만 9.68이라는 평균자책점에서 보듯 연일 난타를 당하고 있다.
4차례 선발 등판 중 5실점 이상이 3경기나 된다. 가장 긴 이닝이 5이닝으로 그것도 단 한 번이다. 결국 27일 잠실 한화전에서 3⅓이닝 7실점한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경문 감독은 퇴출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No.2' 외국인 투수에 웃고 우는 LG와 두산이다.
[두산 페르난도(왼쪽)와 LG 주키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마이데일리 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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