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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
가수(歌手)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노래 부르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다. 말 그래도 노래가 인생인 사람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브라운관을 통해 진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다. 얼굴이 이쁘거나 몸이 이쁘거나 혹는 춤이 이쁜 사람들이 음악 프로그램을 점령하고 있다.
요즘 TV를 보면 해사한 미소녀, 미소년들이 현란한 군무를 추며, 눈과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가수의 '가'가 아름다울가(佳)라는 소리도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립싱크 금지법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노래를 '연기'하는 가수들이 넘쳐난다.
이런 현실에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나가수)'는 노래로만 승부해온 진짜 가수들의 기량을 가리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물론 최고의 가수들을 등수로 서열화하고, 혹은 탈락시키는 아픔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들은 주말 밤 생(生)목으로 부르는 진짜 노래를 듣게 됐다. 기억 저편에서 잔잔하게 잠들어있던 명곡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이 '나가수'의 후속 주자에 합류하여 여전히 '발라드의 신'임을 증명했던 가수 김연우가 탈락했다. 자신의 삶이 너무 순탄했기에 깊이가 부족한 것을 느꼈다며 '나는 가수다'가 터닝포인트가 돼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 같다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데뷔 15년차, 올해 불혹의 나이인 김연우는 변치 않는 동안 외모만큼이나 타고난 미성이다. 안정된 가창력과 정교한 발성은 '보컬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그는 절제된 감정과 창법으로 유명하다. 어느 감독이 그랬다. 영화 속 주인공이 울면 관객들이 울지 않는다고. 감정은 절제할 때 슬픔은 배가 된다.
김연우의 노래도 그렇다. 감정에 압도되어 고음을 남발하거나 과도한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그의 노래는 이별을 주제로 하는 애잔한 발라드가 많지만 오히려 담담하게 불러 진심을 전한다. 듣는 사람이 생각할 여지를 남기고 먹먹하고 뭉클한 감동이 남는 그의 노래들은 귓가에 오래 머물며 가슴에 긴 여운을 남긴다.
여전히 아름다운 미성을 지닌 김연우. 순위와 상관없이 위대한 무대를 보여줬던 그가 우리 곁에 잠시 머물다 갈 가수가 아닌 영원히 보컬리스트로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김연우. 사진 = MBC 캡쳐, 서울종합예술학교 제공]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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