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코치의 말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팀의 3연패가 코 앞에 닥친 순간. 김연훈이 구세주로 떠올랐다. 김연훈은 2일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9회 역전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6-5,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지난 두산과의 2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한 때 4-2로 앞섰지만 자신들의 수비 실수가 겹치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9회에는 올시즌 피홈런이 단 한 개도 없었던 정대현까지 김동주에게 홈런을 맞았다. 이날 패한다면 SK의 분위기는 최악이 될 것이 자명한 상황이었다.
9회말 선두타자 박경완이 삼구삼진으로 물러났다. 다음 타자로 나선 최정 역시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 이때부터 역전극이 펼쳐졌다. 최정이 우측 2루타를 때려내며 역전 불씨를 살린 것.
그럼에도 SK의 역전승 분위기는 쉽사리 감지되지 않았다. 타석에는 타격보다 수비가 좋은 김연훈이 있었으며 다음타자는 이날 1군에 등록된 김용섭이었기 때문.
김연훈은 상대투수 정재훈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냈다. 그리고 이어진 2구. 김연훈은 정재훈의 139km짜리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때려냈다.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73경기에 나서 공격과 수비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김연훈이지만 올시즌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5월 11일부터 27일까지는 2군에 머무르기도 했다. 타율도 .167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연훈은 이 홈런 한 방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날리며 팀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후 김연훈은 "정말 기쁘다"며 "몸쪽 직구를 의식하고 있었는데 높은 볼이 왔다. 요즘 밸런스가 좋지 않은데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타시로 토미오 타격코치님이 타석에 들어가기 직전에 '오늘은 네가 영웅이 될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그 말을 한 사람조차 단순한 격려 메시지였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이날 경기 영웅은 탄생했다. 김연훈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2번째 홈런을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했다.
[사진=SK 김연훈]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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