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하진 기자] "목표요? 좀 웃긴데…"
'올 시즌의 목표가 무엇이냐'라는 말에 머뭇거리며 강영식이 한 말이다. '좀 웃긴' 목표란 과연 무엇일까. 하지만 정작 강영식이 대답한 목표는 절대 웃긴 것이 아니었다.
강영식은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20홀드, 30세이브 같은 수치상의 목표는 자신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 '믿음을 주는 투수'가 바로 강영식의 목표였다.
앞서 지난 5월 1일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던 강영식은 같은 달 20일 1군 무대에 복귀한 뒤 5월 4차례 등판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1일 넥센전에서는 2⅔이닝 무실점(3탈삼진)으로 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이에 대해 강영식은 "내가 세이브를 하거나 그런 것은 생각도 안 했고 일구일구 하나하나 던지다보니 쓰리아웃까지 잡게 됐다. '끝까지 책임지겠다'라는 생각은 한 적 없다. 그래서 아웃을 잡았는데 게임이 끝났더라"라며 첫 세이브를 올렸던 상황을 다시 떠올렸다.
이어 "내가 초반 때보다 많이 달라졌다, 구위가 좋아졌다 라는 말들이 많지만 구위는 초반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결과가 좀 안 좋았을 뿐이다"라며 "그런 것 보다는 생각 자체를 많이 바꿨던 것이 이유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강영식은 지난해 FA자격을 포기하고 롯데와 연봉 3억원에 1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연봉이나 자신에 대한 팀의 기대치 등이 부담이 됐다. 이 때문에 '올라가서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라는 생각에 공을 더 깊숙이 던지게 됐고 그에 따른 결과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떨치기 위해 강영식은 '내 눈에 속지 말고 내가 듣는 것에 속지 말자'라고 생각하게 됐다. 강영식은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무엇을 해야할 지 곰곰히 생각하고 결정이 났으면 거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도움들에 대해 강영식은 '인복이 많다'라고 표현했다. 특히 2군에서 선배 손민한의 조언을 받았다.
손민한을 '민한신'이라고 부른다는 강영식은 "결과를 너무 의식하다보니 '내가 어떻게 하면 저 타자를 막을 수 있을까'라는 최악의 상태까지 갔다"며 "나의 이런 심경을 들은 손민한 선배가 하는 말이 '너의 생각에 니가 말린거다. 그냥 다 털어버리고 잡고 던져라. 지금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고 생각하고 집중해라'라고 조언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가득염, 주형광 코치도 강영식이 다시 자신감을 되찾는 데 한 몫 했다. 강영식의 주무기인 직구의 장점을 크게 살려 주면서 '강영식이 잘하는 것은 속구다. 타자와 붙어라'며 기운을 북돋아줬다.
이런 강영식은 '롯데 불펜이 약하다'라는 소리가 정말 듣기 ?兀鳴 한다. 강영식은 "롯데는 누구라도 잘 알듯이 공격력이 좋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해보이는 것 같은데 자존심이 상한다"며 "후배들에게도 항상 얘기한다.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들의 책임감도 중요한 것 같다. 이제 조금씩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자신의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말 화촉을 올린 강영식은 "결혼하니 생각보다 아내가 가정적이라서 놀라웠다. 말로 대놓고 고맙다고 말은 못해도 항상 마음속으로는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강영식. 사진 = 마이데일리DB]부산 =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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