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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 때 그 프랑스산 눈물 좀 줘봐. 독고가 다음 달 쯤 결별 기사 낸다고 했으니까 눈물 셀카 찍어서 미투데이에 분위기 좀 미리 띄워놔야지."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강세리'의 대사다. 그녀의 미투데이 사용 이유는 간단하다. '호감 이미지' 구축 마련. '구애정' 역시 미투데이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부지런하다. 미투데이 하루 이틀로 호감 연예인이 될 리 만무하지만 활동을 하고 있는 이상 게을리 할 수도 없다. 프로그램을 하나 더 하느냐 마느냐 하는 생존이자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까닭이다.
실제의 연예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구애정'처럼 당장 너무 필요해서 SNS(Social Network Service)에게 기대든 아니면 '강세리'처럼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SNS를 이용하든 요즘 연예인에게 SNS는 자신의 모습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신선한 매체임이 틀림 없다.
사실 연예인들 중에는 별 목적 없이 남들 다 하듯 내 생활과 생각을 공유할 목적으로 SNS를 이용하는 이들이 더 많아 보인다. 언론플레이를 위한 140자인지, 즐겁게 공유하자고 올린 140자인지는 이미 눈치 빠른 대중은 분별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후자 쪽에 해당한다고 생각되는 연예인들의 트위터를 찾아 팔로우하고, 리트윗하는 자발적인 상호소통을 대중들은 기꺼이 선호하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직접적인 사용에 대해 아직도 난색을 표하는 대중은 존재하지만, 그들도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SNS에서 이루어지는 현안들에 민감한 것은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뉴미디어와 친분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나는 가수다' 스포일러가 궁금하면 윤도현의 트위터를 찾아가고 '무한도전' 촬영이 돌아가는 이야기가 궁금하면 노홍철이나 길의 트위터를 찾아가는 것이 빠르다는 것을 안다는 이야기다.
대중이 한 연예인을 향한 시선은 쉽게 굳어질 수 있는 만큼 트위터를 이용하는 연예인들에게도 막중한 책임이 부과된다. 말 한마디 툭 던져 구설수에 오르기라도 하면 뭇매 맞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NS를 이용하지 않는 연예인보다 이용하는 연예인이 대중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예전에는 절친이었지만 1년간 연락도 없는 친구보다 당장 요새 자주 만나는 친구와 할 말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 자주 보는 사람에게 가지는 익숙함과 갈수록 쌓여가는 정인 것이다.
핸드폰으로 연예인의 1분 전 일상을 보고 친구들에게 바로 얘기하는 것을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연예인-소속사-언론사를 거치며 걸러지고 편집된 연예인의 목소리만을 들을 수 있던 시절. 멀고 먼 당신일 수 밖에 없었던 연예인이던 그들이 어느새 TV프로그램 속 친구뿐만이 아니라, 내 일상에서 빈번한 소통의 주제가 되는 친구가 되었다. 연예인도 SNS도 나도 모두가 즐거워지고 있다.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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