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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최근 올 첫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배급:CJ E%M 영화부문, 제작:두엔터테인먼트)'가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아이돌 가수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라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막상 공개된 '화이트'는 공포스럽기보다는 애잔한 느낌이 강했다. 슬프기까지 했다. 연출을 맡은 김곡 감독은 "아이돌들의 화려함이 돋보이지만 그 이면의 애환은 공포스러웠다"고 영화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면 공포영화로 제작된 이 영화가 왜 슬픈 것일까.
국내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가수는 보통 10대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이 넘는 연습생 시절을 거쳐 데뷔를 하게 된다. 사실 데뷔를 하게 되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연습생 시절만 보내고 나이가 꽉 차 데뷔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원래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꿈이었지만 가수 뒤에서 춤을 추는 댄서, 통상적으로 백댄서로 불리는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생겨 가수로 데뷔하게 되더라도 '백댄서 출신' 가수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이 영화는 이런 가요계의 이면을 들춰냈다.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치면서 후배들이 데뷔 해 많은 인기를 얻는 모습을 바라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백댄서 출신으로 멤버들에게 무시당하는 무늬만 리더, 노래와 춤 모두 안 되지만 예쁜 얼굴로 얼굴마담을 자청하는 멤버도 있다. 이렇게 구성된 멤버들은 서로 메인을 차지하기 위해 또 다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팀으로 구성된 가수들에 있어서 메인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거 남성 혼성그룹중 한 팀은 이런 메인, 노래 파트 경쟁으로 인해 팀이 분열된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걸 그룹 티아라 멤버이자 영화의 주연을 맡은 함은정은 "티아라에서는 이렇게까지 경쟁하지 않았지만 영화를 촬영할 때만큼은 치열한 경쟁이라 몰입하기가 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다 발전된 모습을 위해 경쟁하는 것을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경쟁 속에서는 언제나 낙오자가 나오기 마련. 앞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많은 10대들이 이런 '피 튀기는'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언제나 화려한 모습을 대중 앞에 선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팬들은 그들을 동경하고 닮고 싶어 한다. 화려함만 보고 말이다. 그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죽더라도 뜨고 싶다'는 말을 외치는 것을 알지 못한다.
'저주의 멜로디'라고 부재를 붙인 '화이트'. 과연 영화에서 말하는 '저주의 멜로디'는 귀신의 저주일까, 아니면 화려함 속에 감춰진 그들의 슬픔에서 비롯된 저주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것이 바로 '화이트'가 슬픈 이유다.
['화이트' 속 걸 그룹 핑크돌즈, 영화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영화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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