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어제 홈런이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조범현 감독이 3일 SK전을 앞두고 밝힌 김상현에 대한 바람이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김상현은 이같은 바람을 현실로 만들었다.
김상현은 이날 전까지 올시즌 41경기에 나서 타율 .212 5홈런 25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5월 21일 허리 통증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5월 30일 복귀했다. 복귀 이후에는 5월 31일, 6월 2일 LG전에서 2안타씩을 때려내며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조 감독의 눈에는 여전히 김상현의 모습이 완벽하지 않았다. 타구의 질이 좋지 않았기 때문. 조 감독은 "안타가 나오기는 했지만 타구질이 문제다"라며 "어제(2일) 때린 홈런포가 계기가 돼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그에게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18일만의 홈런포를 쏘아올린 다음날. 김상현은 조 감독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경기내내 맹타를 휘둘렀다. 2회 첫 타석에서 SK 선발 송은범의 커브를 받아쳐 좌전안타를 때리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4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팀이 1-0으로 앞선 6회 2사 1, 2루에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리며 천금같은 안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8회 1사 1루에서는 바뀐 투수 윤희상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투런포를 때려냈다.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맹타였다. 이날 팀이 기록한 4점 중 3점이 그의 손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의 활약은 타격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3회 정근우의 잘맞은 타구를 잡아낸 그는 8회 박재홍의 홈런성 타구를 점핑 캐치로 잡아내며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포구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에서 물러나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검사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지만 근육이 놀란 것 같다는 판정을 받았다. 때문에 4일 경기 출장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공격부터 수비까지. 김상현이 이날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조범현 감독의 고민거리 하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2009년 통산 10번째 우승을 일궈낸 KIA 또한 우승 재탈환을 위한 도전에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됐다.
[사진=KIA 김상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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