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주영 기자] 조광래식 패스 축구가 경기를 치를수록 보다 섬세하고 강렬해지고 있다.
지난 3일 한국 축구대표팀은 세르비아를 맞아 중원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는 패스 축구가 빛을 발하며 2-1 승리를 거뒀다.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은 패스 축구가 최근 들어 더욱더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조광래 감독은 부임 초기였던 지난해 9월 이란에 0-1 석패를 당했지만 이후 경기에서 7승 4무로 11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 중심에는 바로 '패스'를 골자로 한 조광래식 만화 축구가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부임부터 아시안컵을 지나 최근에 이르기까지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 축구 역시 진화에 막바지에 이르렀다. 과연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조광래 감독은 세르비아전 직후 그동안의 패스 플레이와 관련 "아시안컵이나 온두라스전까지는 내가 미드필더 진영에서 게임을 지배할 수 있는 패스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더블 우승에 성공한 바르셀로나가 대표적으로 구사하는 미드필더부터의 압박형 패스 플레이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이날 세르비아 전에서는 그 전과는 다른 패스 방향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조 감독은 "세르비아전에서는 많은 패싱 플레이보다는 전방 공격수에게 빠른 침투 패스를 한 다음에 패싱 플레이를 하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전반에 템포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시간을 버리고 전방 침투를 우선적으로 시도한 뒤 이후에 다시 패스로 경기를 공략한다는 전술이다. 마치 웨인 루니(맨유)나 바르베토프(맨유)를 향해 전방으로 공을 보내준 뒤 이들이 페널티 라인에서부터 집중적으로 골문을 공략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술과도 비슷한 궤를 그리고 있다.
대표팀의 수비수 홍정호(제주)도 최근 이같은 맥락에서 조광래 감독의 전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조광래 감독은 바르셀로나와 맨유를 섞은 축구를 말하신다"며 "특히 바르셀로나처럼 패스를 많이 하는 것을 주문하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약 11개월 만에 조광래식 패스 축구가 그 윤곽을 서서히 드러낸 것.
물론 문제점도 있다. 특히 지난 세르비아전에서 막판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실점을 내준 것에 대해서는 조 감독도 스스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과 같이 훈련을 한지가 2~3일밖에 안돼서 내가 원하는 부분에서 다소 이해가 떨어진 선수들이 있었다"며 "이것이 후반전 리듬을 깨는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조광래 감독은 선수들의 전술을 보다 가다듬은 뒤, 7일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맞아 다시 한번 자신의 철학이 담긴 패스 축구를 시험해 볼 생각이다. 가나전은 오는 9월 월드컵 3차 예선전을 앞둔 마지막 시험 무대다. 완성형을 향해 가고 있는 조광래식 패스 축구가 가나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광래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주영 juny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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