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잠이 오지 않았다. 기획사 문제로 인해 10년 간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다. 두 개밖에 없는 게임방송국을 보면서 언젠가 저 프로게이머를 한 번 만났으면 하는 소망을 갖게 됐다. 눈이 감기지 않는 밤이 계속됐다. 항상 게임 채널이 틀어져있었고 일어나면 처음으로 본 것이 게임 채널이었다.
e스포츠는 힘들었던 그에게 커다란 힘이 됐다. 1995년 록그룹 부활 멤버로 들어가 5집 '론리 나이트'를 불렀고 솔로앨범 '천년의 사랑'도 히트를 쳤다. 뮤지컬 배우와 드라마OST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그는 얼마만큼 성공을 거뒀는지 몰랐다.
하지만 2011년 김태원이 그를 빛으로 이끌었다. 최근 부활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의 첫 번째 앨범서 '비밀'을 불렀다. '플러스2'에서는 이성욱, 정단, 정동하와 함께 '누구나 사랑을 한다' 곡에 참여했다. 10년 전 소망했던 프로게이머도 직접 보고 있다. 10년 만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수 박완규 이야기다.
- e스포츠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나이먹고 주책이다고 하고 e스포츠로 관심을 받고 싶냐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하지만 e스포츠를 통해 통로를 찾는 것은 아니다. 여가 생활로서 최고의 흥미거리다. 여기저기 쫓아다니고 좋아하는 선수에게 메시지를 주는 이유는 재미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사라지면 안된다.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솔직히 나이든 사람들은 꺼리는데 밝힌 것이 보기 좋다고 하더라"
- e스포츠 접한 계기는?
스타가 처음 알게 된 건 1999년에 알았다. 처음에는 싫어했다.
- 이유는?
"처음에는 이상한 그림이 나왔다. 뭐하는거냐고 물어봤다. 오래된 게임이다보니 요즘 세대들이보면 촌스러울 수 있다. 언젠가 뮤지컬 하던 동생들이 갑자기 스타할 줄 아냐고 물어봤다. 하다보면 재미있다고 하더라. 집짓고 본진에 들어가서 이기는 거라고 했다. 스타를 가지고 밥과 술내기를 자주했다. 내기가 걸리니까 지기가 싫었다. 그 때부터 조금씩 재미를 느꼈다. 내가 어릴때부터 장기를 잘뒀다"
- 장기라...
"처음에 장기판을 산 것이 초등학교 2학년때었다. 동네 아저씨들하고 둘 정도로 잘했다. 지금 게임이 나에게 주는 느낌은 두뇌활동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34살때 스타를 알았으니 그 때는 머리가 굳어가는 나이다. 머리를 안쓰면 안되니까 예전 장기둔 기억을 되새기면서 전략을 짜야겠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에게 스타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빠져들게 됐다"
가수 박완규가 e스포츠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신한은행 위너스리그 결승전때였다. 당시 SK텔레콤이 KT롤스터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현장에 박완규가 응원을 와서 이목이 집중됐다. 박완규는 김택용의 팬이라고 했다. 이하 마이스타리그 예선전에도 참가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김택용이 예전 마재윤(은퇴)를 꺾고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한 날 그는 김택용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 김택용의 열혈 팬으로 화제가 됐다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실력좋은 외국 밴드를 접한 것과 같았다. 김택용의 멋진 플레이에 빠져들었다. 당시 다전제에서 마재윤을 이길 가능성이 2.69%라고 했으니…"
- 어떤 모습이 좋은가
"김택용이 잘생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연예계에 있기 때문에 잘생기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본다. 연예인이 더 잘생겼다. 하지만 김택용이 좋은 이유는 스타라는 경기를 스포츠답게 플레이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그의 외모가 돋보이는 것 같다.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고 경기력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잘생긴 것은 관심거리 밖에 안된다"
-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태원이 형이 기회를 줬다. 과감하게 형이 날 살렸다. 스타를 마음속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힘들고 괴로울 때 재미거리를 줬기 때문이다. 스타를 매일 시청하면서 김택용이라는 응원하는 선수가 생겼다. 사실 기획사 문제로 10년 동안 활동을 못했다. 당시 태원이 형과 자주 만났다. 형도 힘든 시기를 많이 보냈다. 술을 거르지 않다보니 위암 초기 판정까지 받았다. 형도 힘들었지만 나에게 '견디자'라는 말을 자주 해줬다. 좋은 날이 올 것이다며 날 견디게 한 것은 스타였다"
"태원이 형이 일어서면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스타를 보면서 내가 나중에 좋은 기회가 와서 일어서게 된다면 좋아하는 저 선수들을 만나고 가까이 해보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다. 이제 다 이룬 것 같다"
- 지금 현 상황이 행복한가
"많이 행복하다. 스타로 보면 프로브, SCV가 자원을 물어와서 커맨드와 넥서스에 하나씩 넣는 것과 같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나간다는 느낌이다. 밖에서 보면 '천년의 사랑'으로 히트를 친 사람이 뭐가 힘드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잘 모르는 것이 많다. 기획사가 횡포를 부렸던 말던 내 인생이다.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오늘 같이 좋은 날도 있는 것 같다"
"태원이 형 같이 좋은 사람을 음악으로 만났다. 막연히 그런 생각을 했다. 스타를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어 있었을까. 혼자 방안에서 뭘로 견뎠을까. 예전 방에서 채널을 바꾸면서 굉장히 무료하고 긴 밤을 보냈다. 잠이 언제 들었을지 모를 정도로 몸이 피곤한 상황이었지만 눈이 안감겼다. 항상 TV에는 스타가 틀어져있었고 깜빡 자고 일어나도 스타가 떠있었다"
- 예선전에 참가했는데
"제작진에게 다른 건 필요없고 스타를 가까이 대하고 싶다고 했다. 괜히 꾸미지 말자고 했다. 카메라는 무조건 해주겠다고 했다. 두개 방송사가 주관하는 대회가 있고 화면을 계속 봤기 때문에 방송에 협조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꾸미지 말아달라고 했다"
- 기분은 어땠나?
"민망했다. 전혀 참가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었다. 참가한 선수 중에 언젠가 내가 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나올 것이다. 옆에서 보니까 재미있었다. 해봤을 때는 어린 아이 같은 심정이었다"
- 최근 방송에 자주 나오면서 순수성이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다
"언젠가 방송에 나갔을 때 마지막에 '선플을 달아주세요'라고 한 적 있다(선플은 깨긋한 댓글을 의미한다) 팬들이 권력화가 되거나 순수성을 잃어버리면 안된다. 선플 달기, 좋은 댓글 남기는 것에 대해 일을 하고 싶다. 게임TV에도 노출이 돼야 한다. 순수성을 훼손한다... 거기에는 동의할 수 없다"
- 방송에 나오면서 좋은 것은 어떤게 있을까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된다(웃음). 하루 8시간 중에 6시간 이상을 게임채널을 본다. 나에게 힘을 줬고 삶에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을 때 희망을 줬다. 그런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주고 싶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명경기는?
"언젠가 임요환 명경기라고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도진광(은퇴)하고 경기였다(2003년 8월 15일 마이큐브 스타리그 16강). 김성제하고 이병민(이상 은퇴) 경기도 기억나고 '당신은 골프왕' MSL 결승서 메딕을 홀드시킨 것도 재미있었다"
- 어떤 팬으로 남고 싶나
"항상 현장에 갈 수 있으면 가고 싶은 팬으로 남고 싶다. 절대로 오바하지 않는 팬이 되고 싶다. SK텔레콤이 결승에 올라가면 광안리에 꼭 갈 것이다. 김택용 선수가 재미없는 경기를 보여주면 실망할지도 모른다.(웃음) 그만큼 열심히 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다. 가수의 마인드도 마찬가지다"
[사진 = 박완규]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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