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7일 목동구장. 보통 때라면 감독과 취재진들의 인터뷰가 있을 시간인 오후 5시 정도에 덕아웃을 찾았지만 이날은 김성근 감독을 볼 수 없었다. 3연패에 빠진 부진탓인지 김 감독은 취재진들과의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잠시 후 김성근 감독은 덕아웃이 아닌 운동장에 나타났다. 운동장 한 켠에 서서 김 감독은 직접 한 명씩 불러 세워 배팅볼 토스를 해줬다. 김 감독이 불러 세운 선수는 박재상, 최정, 이호준, 안치용 등 이날 선발 라인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었다.
공을 던져주면서 김 감독은 수시로 선수들의 타격 자세 등을 교정했고 본인이 직접 배트를 들고 휘둘러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허리 디스크 수술까지 받았던 김 감독이었기에 이 광경을 지켜본 취재진들은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경기는 SK와 넥센 두 팀 모두에게 중요했다. 선두와 8위 팀의 만남이지만 연패로 하락세를 타고 있던 두 팀이기에 이날 지는 팀에게는 타격이 더 클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직접 손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SK 관계자는 "그 전에도 이런 적은 있긴 했지만 이번 달 들어 배팅볼 해주시는 것은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선수들도 묵묵히 김 감독의 부름에 응했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결국 이날 SK는 그동안 문제였던 타격감을 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3개의 적시타를 터뜨린 SK는 6-1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도 3승째의 기쁨을 안았다.
김성근 감독은 공식 인터뷰로는 "모처럼 적시타가 3개가 터졌다. 초반에 고전했지만 박재상의 적시타가 컸다. 김광현은 초반에 안좋았지만 4회부터 좋아졌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공식 멘트를 전했던 김 감독이었지만 경기 후 덕아웃에서 그는 "아직 멀었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나름대로 이날 승리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한번 터지면 자신감이 붙게 된다"며 살아난 타선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붙기를 바랐다. 김 감독이 손수 던진 배팅볼은 팀의 승리 뿐만 아니라 선수들 자신감까지 부여했던 것이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