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또 한 번 벤자민 주키치와 심광호의 찰떡 궁합이 과시됐다.
주키치는 심광호와 배터리를 이룬 7일 잠실 한화전에서 6⅔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챙겼다. 특히 절묘한 코너워크를 앞세워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로써 주키치는 올 시즌 3차례 심광호와 호흡을 맞춰 24.2이닝 1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0.37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겼다.
△ "그날 가장 좋은 구위를 체크해야"
심광호가 밝힌 첫 번째 비결은 주키치의 가장 좋은 구위를 선별하는 것이다. 심광호는 "경기에 앞서 일부러 주키치와 캐치볼을 하고 몸을 풀 때도 많은 얘기를 한다. 그래서 가장 좋은 공이 무엇인지를 판단해 그날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팔색조 투수인 주키치는 직구 보다는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주로 던진다. 직구는 타자의 의표를 찌를 때 던지는 경우가 많고 결정구로는 몸쪽으로 빠르게 꺾여 들어오는 컷 패스트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을 주로 선택한다. 심광호는 "(만약 컷 패스트볼이 가장 좋다고 가정한다면) 커터를 투 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사용할 지, 아니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으로 사용할 지 항상 고민한다. 이 부분을 주키치와도 항상 얘기한다"며 "주키치는 커터의 각을 자유롭게 조절하기 때문에 많이 활용한다"고 말했다.
△ "3~4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해 두고 있어"
LG의 백업 포수인 심광호는 올 시즌 팀이 반드시 가을 잔치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비록 주전 포수는 아니지만, 출전하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고 싶다는 게 그의 욕심이다. 심광호는 "평소 타자들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한다.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갑자기 출전했을 때 힘들다"며 "한 타자를 상대하는 데 보통 3~4가지 경우의 수를 염두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자세히 물으니 영업 비밀이라고 웃으면서도, 만약 상대 타자가 첫 번째 시나리오 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타자의 배트를 나오게 끔 만드는 카드가 세 장은 더 있다고 귀뜸했다. 그래도 결국 심광호가 강조하는 것은 투수의 구위였다. 심광호는 "투수의 컨디션이 좋다면 그만큼 리드하기는 편해진다. 투수의 마음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 "이닝이 끝나면 최계훈 투수 코치와 상의"
7일 경기가 끝난 뒤 심광호는 "최계훈 투수 코치와 상의한 것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날 주키치는 심광호의 사인에 고개를 젓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포수를 믿고 빠른 투구 패턴을 보였다. 그리고 나타난 결과는 10탈삼진. 지난달 26일 잠실 두산전에 이어 두 번째 '10K' 경기였다. 이에 심광호는 "이닝이 끝나고 짧은 시간 동안 최계훈 코치님과 타자들에 대한 분석을 했다. 전 타석에 주키치가 어떤 공을 던졌고, 한화 타자들이 어떤 공을 휘둘렀는지 코치님과 상의했다"며 "경기 초반과 경기 후반을 나눠 투구 패턴을 다르게 가져갔다. 또 타자 마다 전 타석과 다르게 볼배합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심광호(왼쪽)-주키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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