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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최악의 길을 걷게 됐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스포일러가 나돌긴 했지만 이번에는 언론이 대놓고 스포일러를 한 꼴이 됐다.
8일 한 매체는 방송을 5일 앞둔 ‘나가수’의 탈락자를 기사를 통해 공개했다. 제작진의 확인을 통해서 보도를 했다지만 대중은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고 있다. 그 매체는 요즘 유행하는 매체의 '단독'이나 '특종'을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최소한 수천만 시청자를 김새게 했다.
기실 이번 경연에서 ‘어떤가수가 탈락했다’는 사실은 녹화를 다녀온 관객 뿐만 아니라 녹화에 참여했던 출연진, 방송 관계자들에 의해 언론에는 이미 공공연히 알려지고 있다.
녹화 다음날 바로 탈락자 여부를 알 수 있을 정도니 누구든 기사화하고자 하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녹화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심지어 10% 중반을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가수’의 핵심인 탈락자를 공개하는 것은 제작 관계자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잔인한 것이다. 스포츠 승패 여부를 미리 알고 경기를 관람하는 꼴인 것이다.
스포일러라 불리는 내용에 핵심이 될 만한 부분을 미리 밝히는 행위는 돈을 들여서 영화를 보는 관객이나,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방송을 보는 관객을 생각해서라면 있어서는 안되는 행위다.
언론 또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기에 암묵적인 엠바고가 작용하고 스스로 기사의 취사선택을 하는 것이다. 만약 드라마 결말을 미리 알고, 영화 결말을 알고 있다면 그 누구가 그 작품을 볼 것인가?
‘나가수’에 대한 취재 열기는 뜨겁다 못해 끓어 넘치고 있다. 매일 언론을 통해 ‘나가수’의 새 소식이 쏟아져 나온다. ‘스포일러’ 기사 또한 나오고 있었지만 앞서 나온 이야기들은 모두 인터넷 게시판을 인용한 선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 게시판에 떠도는 내용을 바탕으로 하지 않아도 마음먹고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조합한다면 매 경연마다 순위, 탈락자 스포일러는 손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언론도 직접적인 ‘스포일러’ 행위를 하지 않았다. 그것은 방송을 힘들게 제작한 제작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전파 주인인 국민 시청자에 대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나가수 '탈락자를 미리 보도한 기사를 보고 시청자 국민들은 미리 알게됐다고 흐뭇해하기만 할까. 사람 모인 자리에서 '탈락자가 누구래'하고 자랑할지 모르지만,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영 찜찜하지 않을까.
MBC '나가수'는 출연자인 7명 가수들 노래갖고 돈을 버는 욕먹을 짓을 하고있긴 하다. 공영 방송이라는 MBC가 음원 수익 사업을 하는 것은 응당 비난의 소지가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본다면 '나가수'의 출연진이 부른 노래를 다시 듣고, 소유하고 싶다는 수요가 있기에 수익 또한 나오는 것이다.
끝까지 가버린 ‘나가수’의 스포일러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시청자의 기본 권리마저 무시한 이같은 행위가 더이상 자행돼서는 안될 것이다.
[옥주현, BMK, 김범수, 박정현, JK김동욱, 이소라, 윤도현(맨위부터). 사진 = MBC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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