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8일 밤 잠실 LG-한화전에서 나온 명백한 오심에 일부 네티즌들이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최근 프로축구에서 나온 승부조작에 빗대어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 후 김병주 심판 조장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심판 4명이 미처 보지 못했다. 피처 보크는 번복이 안 된다"며 "우리 잘못이 크다. 잘못했으니 처벌을 받겠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 파장은 예상보다 크다.
△ 임찬규는 완벽한 와인드업 동작 상황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3루 주자였던 정원석은 "(임찬규가 계속해서 와인드업으로 투구를 하자) 기회가 되면 홈스틸을 감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풀카운트 상황에서 임찬규가 긴 호흡으로 시간을 끌자, 마침내 홈으로 돌진했다. 문제는 임찬규가 축발(오른발)을 투구판 뒤로 빼고 조인성에게 공을 뿌린 것. 이용찬 해설 위원은 "당시 임찬규는 왼쪽 다리가 1루로 빠져있었고 두 손은 모으고 있었다. 이는 완벽한 와인드업 동작"이라며 "그 상황에서 투구판에 닿아있던 축발이 뒤로 빠진다면 엄연한 보크"라고 지적했다. 또 이 위원은 "임찬규가 그런 동작을 취하면서 '투구'가 아닌 '송구'가 됐다. 와인드업 동작에서 보크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왼쪽 다리를 들고 공을 뿌리는 정상적인 투구 모션이 나왔어야 한다"며 "만약 임찬규가 이 동작으로 재빠르게 포수에게 투구를 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즉, 이날 나온 임찬규의 보크는 야구규칙 8.05(a)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일으키다 투구를 중지하였을 경우'에 해당됐다.
△ 한화는 상황에 따라 6위가 될 수 있었다.
한화는 잠실만 오면 드라마 같은 승부를 펼친다. 지고 있는 경기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역전에 성공하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두산전에서는 9-10으로 패색이 짙던 9회초 강동우의 결승타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그리고 이날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한화는 8회까지 2-5로 지고 있었지만 신경현, 이여상, 한상훈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또 5-6으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임찬규의 투구 습관을 간파한 정원석이 센스있는 주루 플레이를 펼쳤다. 정상적인 심판 판정이 나왔다면 6-6인 상황. 결과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면 만약 한화가 재역전에 성공해 1승을 챙겼다면 어땠을까. 한화는 24승 1무 31패(승률 0.436)를 기록하며 두산(22승 2무 29패, 승률 0.431)을 '5리' 차이로 제치고 6위에 오를 수 있었다. 만년 하위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4위 싸움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심판진의 오심으로 6위 도약을 노리던 한화의 꿈은 산산조각 났고 경기 종료 후 약 5분 간 심판실에서 얘기를 나누던 야왕은 말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대화 감독]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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