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선수와 팀 모두에게 뜻깊은 만루홈런이었다.
9일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만루홈런 2방이 터졌다. 주인공은 홍성흔(롯데)과 강정호(넥센). 홍성흔은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강정호는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SK와의 경기에서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홍성흔은 개인통산 6번째, 강정호는 첫 번째 만루홈런이었다.
'홍성흔'과 '강정호'라는 이름값을 볼 때 이들의 만루홈런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올시즌 그들의 마음고생을 생각한다면 이날 대포는 만루홈런 한 개 이상의 의미다.
이들은 9일 경기에 나란히 6번 타자로 출장했다. 이날 타순이 올시즌 그들의 활약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름값을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면 클린업 트리오에 있어야 할 선수들이다. 실제로 4월 2일 개막전에서 강정호는 4번 타자로, 홍성흔은 5번 타자로 출장했다.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한 그들이지만 타격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지난해 26개 홈런을 때려냈던 홍성흔은 이날 전까지 홈런이 단 1개에 그쳤다. 타율 역시 .350에서 .278로 급전직하했다. 4일 사직 LG전에서는 특별한 부상없이 경기에 빠지기도 했다.
최근 3경기에서 5개 안타를 때리며 타격감을 조율한 그는 9일 경기에서 드디어 홈런포까지 가동했다. 3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들어선 그는 삼성 이우선의 공을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역대 16번째 개인통산 800타점은 보너스였다. 홍성흔은 이날 홈런 뿐만 아니라 3안타를 가동하며 자신의 부활을 확실히 알렸다.
강정호의 만루홈런은 홍성흔보다 더욱 극적이다. 강정호는 김시진 감독의 기대 속에 '4번 타자 유격수'로 꾸준히 출장했다. 하지만 타격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으며 본헤드 플레이로 팀 패배를 자초하기도 한 끝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전까지 성적은 타율 .226 2홈런 17타점에 불과했다.
이날은 달랐다. 1회 첫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린 그는 2회 2사 만루에서 SK 이재영의 공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개인 통산 첫 번째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강정호는 2안타를 추가하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롯데와 넥센은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나란히 연패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홍성흔과 강정호의 부활은 롯데와 넥센에게 승리 못지 않은 값진 성과였다.
[사진=넥센 강정호(왼쪽)와 롯데 홍성흔]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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