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2011 프로야구의 순위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선두 SK와 4위 삼성의 승차가 불과 1.5게임 밖에 나지 않는다. 6월 한 달간 SK-KIA-LG의 피튀기는 1위 쟁탈전이 벌어진 가운데, 삼성이 조용한 승수 쌓기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과연 누가 6월 한 달간 울고 웃을 것인가. 큰 이변이 없는 한 이같은 4강 구도가 당분간 유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 아슬아슬한 선두 수성, 그래도 SK (5승 6패)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올 시즌 SK는 전력의 50%를 차지한다는 박경완이 부재 중이다. 이 와중에 김광현 마저 좀처럼 구위를 찾지 못하며 야신의 가슴을 애태웠다. 일단 김광현은 2연속 선발승을 따내며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6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뒤 "드디어 마운드에서 내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3-5일 KIA에게 3연패를 당할 때만 해도 SK의 미래는 어두워 보였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며 예전같은 끈끈한 맛이 없었다. 그러나 김광현을 필두로 부상에서 돌아온 김강민, 서서히 타격감을 찾고 있는 4번 이호준, 최근 불붙은 타격감을 뽑내고 있는 최정, 리그 방어율 1위의 정우람, 마당쇠 고효준 등 SK는 SK다.
△ 파죽의 8연승, 가장 안정된 투타 KIA (9승 2패)
6월의 가장 무서운 팀은 단연 KIA였다. 리그 최고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고 있는 KIA는 LG(2승1패)-SK(3승)-두산(3승)을 상대로 8연승을 내달렸다. 이 기간 윤석민-로페즈-트레비스-양현종-서재응 선발진은 모두 선발승을 따내며 조범현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타석에서는 이용규, '무등산 메시' 김선빈의 활약이 눈부셨다. 사실 이범호, 최희섭에 가려 상대적인 조명을 못받을 뿐,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이 없었다면 8연승도 불가능했다. 12일 경기에서는 윤석민의 호투가 빛났다. 윤석민은 8연승 뒤 2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3피안타 10탈삼진의 괴력투로 팀의 연패를 막았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나지완, 김주형의 존재는 팀에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나지완은 1군 복귀 무대에서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달라진 LG (6승 5패)
LG의 박종훈 감독은 부상 선수들 때문에 애가 탄다. 에이스 봉중근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됐고 이진영, 이대형, 김광수, 이병규 등 핵심 선수들이 아직 재활 중이다. 특히 이대형의 공백으로 팀 도루 개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또 이진영이 선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타선의 무게감도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지난 8년간 가을 잔치와 인연이 없었던 LG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휘청거릴 만도 한 데 꿋꿋이 버티고 있는 것이다. LG는 6월 한 달간 롯데-한화-KIA를 상대로 3차례 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적토마 이병규가 6월에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주장 박용택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박현준이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임찬규가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뿌리며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몇 년전만 하더라도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올해는 지고 있더라도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늘었다"고 말했다.
△ 조용한 승수 쌓기, 삼성 (7승 4패)
모두의 시선이 SK, KIA, LG의 선두 싸움에 향할 때 한 켠에서는 삼성의 승수 쌓기가 진행됐다. 삼성은 6월 1일~3일 사흘간 3연패에 빠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거침없는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추격에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또 지난 9일 롯데에 7-13으로 패한 뒤에는 넥센을 상대로 3승을 쓸어담으며 1위 SK와의 승차를 1.5게임으로 줄였다. 무엇보다 변함없는 마운드의 안정세가 눈에 띈다. 차우찬-카도쿠라 원투 펀치는 최소 6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며 류중일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또 '돌부처' 오승환은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벌써부터 세이브왕 자리를 예약했다. 다만 들쑥날쑥한 타선이 류 감독의 고민거리인데, 그래도 삼성은 6월 한 달간 경기당 6.5점의 득점을 올리며 시즌 초반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광현-이용규-이병규-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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