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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언론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 십개의 보도 자료가 메일로 들어 옵니다.
과거 같으면 팩스 혹은 유선으로 이런 저런 내용을 전달 받았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뒤로 비용이 드는 팩스나 전화 보다는 손쉽게 보낼 수 있는 이메일이 이 같은 보도자료의 전달 수단으로 사용 됩니다.
그러다 보니 일면식 없던 이들이 보도자료를 보낼 때도 있고, 근거를 알 수 없는 내용을 아무런 언급 없이 보내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루에도 수개씩 보도자료를 보내는 한 유명 록밴드 출신 가수가 만든 신인 그룹 A 관련한 이상한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룹 A 티저 19금 논란이라는 제목의 이 메일에는 그룹 A의 사진과 티저 영상 속 음주 장면 등이 담긴 사진 두 장이 같이 왔습니다.
내용 또한 “좋은 기사만 나가는데 안 좋은 기사를 제보한다”며 “멤버들이 19세인데 클럽 다니는 장면과 술먹는 장면이 나온다”는게 요지 였습니다.
단순 제보로 볼 수도 있는 이 한 통의 메일은 뭔가 석연찮은 점이 있었습니다. 담당이 달라 A가수의 보도자료를 쓴 적이 없기에 일면식 없는 제보자가 ‘제보 메일’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이죠.
결국 제보 메일 주소가 미니 홈피 등을 연동 시킨 유명 포털 사이트의 개인 메일인 것을 확인하고 ‘사람찾기’로 검색한 결과 제보자의 개인 홈피 등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게시판에서 ‘A가수 출격’이라는 글과 A가수가 소속된 회사에서 홍보, 마케팅,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다고 지인들에게 전하는 글들이 바로 눈에 들어오더군요.
소속사 관계자에 의한 ‘노이즈 마케팅’이 확실해 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해당 소속사에 확인을 해본 결과 관계자는 “아니다”고 잡아 땠지만, 구체적인 설명을 전하니 “확인 후 연락 주겠다”는 답을 하더군요.
현재 이 자작 음주 논란은 소속사에 의해 “티저 영상을 위해 할 수 없던 일”이라는 해명까지 나오면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기실 소속사발 노이즈 마케팅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참 뜨지 못하고 지방행사를 전전하던 여성 가수 B는 교통사고 자작극을 내기도 했습니다.
당시 안면이 있던 가수라 “병문안을 가겠다”고 입원한 병원을 문의하자 소속사 관계자는 “그게 퇴원 했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보도자료에는 ‘중태’라는 글까지 썼는데, 퇴원이라니 거짓말을 한 것이죠. 이미 전화상으로 확인하지 않은 몇몇 언론에서는 “가수 B 지방에서 교통사고 당해 중태”라는 보도가 게재되고 있었죠.
또, 남성 가수 C는 “발렌타인데이 이벤트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커플에게 노래를 선물하는데, 벌써부터 화제다”는 논지의 보도자료를 보냈습니다. 좋은 취지다 싶어서 반응을 보고자 해당 가수의 홈페이지를 찾았지만 공지는 물론 게시판 어디에서도 해당 이벤트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문의를 한 결과 엉뚱한 답이 나왔습니다. “보도자료를 내보고 화제가 되면 하려고 했다”는 답이었죠. 한마디로 ‘사기’를 친 것 이었습니다.
과거 하루 종일 뮤직 비디오 등을 틀어주던 MTV 등이 사실상 그 위력을 상실하면서 가수들은 3개의 지상파 음악프로와 1개 케이블 음악프로를 통해서만 홍보가 가능합니다. 그마저도 2개월 이상 기다려서야 출연이 가능합니다. 출연 또한 100%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에 보도자료가 홍보의 중요한 수단이기에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자극적이고 스스로 논란을 만드는 홍보 행태는 결국 ‘거짓말’일 뿐입니다. 거짓말은 언제든 드러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대중의 사랑으로 커나갈 수 있는 스타가 거짓말로 성장했다면 이 또한 떳떳할 수 있을까요?
[사진 = 가수 A 소속사가 기자에게 보낸 메일 내용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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