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바꿀 때 웃더라고 허허, 나도 같이 웃었지"
이대호가 웃었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도 웃었다. 그것도 경기 중이었다. 무슨 일이었을까.
14일 인천 문학구장. SK 와이번스가 8-5로 앞선 9회초 2아웃 상황. SK 김성근 감독은 타석에 이대호가 들어서자 어김없이(?) '천적' 정대현을 투입했다.
정대현은 이대호에게 그야말로 '천적 중의 천적'이다. 지난해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이지만 정대현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지난해 8차례 맞붙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삼진은 한 차례 밖에 없었지만 안타는 물론이고 볼넷과 몸에 맞는 볼조차 없었다. 출루율이 제로다.
이대호는 2007년 9월 12일 경기에서 정대현에게 안타를 때린 이후 단 한 번의 안타도 없다. 올시즌에는 이날 전까지 두 차례 맞붙어 한 번은 볼넷, 한 번은 범타를 기록했다. 결국 이날도 초구에 힘없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2008년 이후 정대현을 상대한 이대호의 타격 성적은 27타수 무안타로 변했다.
15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성근 감독은 전날 이대호와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자신이 투수 교체를 통보하기 위해 덕아웃 바깥으로 나오자 상대팀 대기 타석에 있던 이대호가 슬며시 웃었다는 것.
김 감독은 "이대호가 정대현으로 투수를 바꿀 때 웃더라고"라고 밝히며 "웃으면서 인사하길래 나도 같이 웃어줬지"라고 허허 웃었다.
그러면서도 전날 1회 송은범을 상대로 때린 홈런에 대해서는 "'맞았다'는 순간에 볼이 없어지더라"며 이대호의 뛰어난 타격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롯데 이대호(왼쪽)와 SK 김성근 감독]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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