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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이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출연한다는 소문이 돌기 전에 많은 사람들은 옥주현에 대한 생각은 ‘노래 잘하는 아이돌 그룹 핑클 출신의 가수’였다.
‘나가수’는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출연해 경쟁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신정수 PD는 그런 옥주현을 ‘나가수’에 출연 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옥주현이 ‘나가수’에 입성한다는 소문이 일자 누리꾼들 사이에 그동안 ‘나가수’ 출연진에게 없었던 자격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로 ‘아이돌 출신 가수가 과연 ‘나가수’에 출연할만한 노래 실력과 자격이 되는가’였다.
하지만 필자는 그보다도 ‘옥주현’이었기 때문일 것이라 감히 추측한다. 단지 옥주현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왜 담당 PD조차 위험부담을 안고 투입시키려 했던 옥주현에게 대중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려 했던 것일까.
옥주현의 무엇이. 옥주현은 안티가 많다.왜일까. 유독 옥주현에게는 안티가 많은 이유가. 무엇이 그녀를 비호감 연예인으로 만들었을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그녀는 데뷔당시 국민요정이라는 칭호를 받던 핑클의 멤버였다. 이효리, 성유리, 이진을 내세워 가녀린 외모에 청순미를 대표하던 걸그룹에서 옥주현은 내세울 만한 외적인 매력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멤버에 비해 도드라지게 큰 몸과 얼굴 등은 안티팬을 양산해 내는 꼬투리가 되었다.
게다가 성현전의 옥주현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기 시작하며 안티 그룹은 걷잡을 수 없을 속도와 크기로 번져나갔다. 안티의 시초가 외모비하로 시작되다보니 운동과 성형으로 아무리 예쁜 미모를 가꾸어도 과거 사진과 오버랩 되는 현재 모습에 안티세력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핑클 내에서의 옥주현의 존재감과 진정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노래하나는 잘해’ 정도로 평가됐다.
옥주현의 노래실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옥주현은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노래 잘하는 가수로 손꼽혀왔다. 실례로 데뷔 동기도 검증된 노래실력 때문이다. 모 라디오의 노래 뽐내기 프로그램에서 눈에 뛰는 가창력을 인정받은 옥주현은 가요관계자의 핑클의 멤버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핑클 내에서도 노래 담당이었다. 핑클이 해체하고 옥주현이 솔로로 데뷔했을 당시에도 비록 히트곡을 탄생시키지 못했지만 대중은 그녀의 노래실력만큼은 인정했다.
현재는 가요계 보다 뮤지컬 쪽에서 그 실력을 더 인정받고 있다. 다만 그녀에게는 아이돌 그룹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질 않는다. 그로 인해 외모위주와 퍼포먼스로 승부를 거는 아이돌 그룹에 대한 편견 아닌 편견도 그녀에게 빗겨가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14년간의 가수 활동에도 불구하고 옥주현에게는 없는 것이 있다. 그 없음이 바로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자 그녀를 가수로 인정할 수 없는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한 몫을 한다.
바로 히트곡.옥주현에게는 히트곡이 없다?
실제로 옥주현은 ‘나가수’ 출연 가수중에 솔로의 존재감을 갖게 할 만한 히트곡이 없다. 물론 핑클 시절의 히트곡 ‘투 마이 프린스’ ‘나와 같다면’ ‘루비’ ‘내 남자 친구에게’ 등이 있지만 이 노래는 그야말로 핑클을 떠올리게 할뿐이지 옥주현을 연상시키지는 못한다. 가수가 아무리 노래실력이 좋다 한들 가수로서 연상되는 히트곡이 없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수가 노래 한곡으로 평생을 벌어먹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가수에게 자신을 대표하는 노래가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을 가졌다는 말과 바꿀 수 있다.
옥주현은 왜 논란의 중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가?
옥주현이 ‘나가수’에 참여해 녹화를 마쳤다는 소문이 돌았고, 곧이어 녹화 당일 출연 가수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불화가 있었다는 스포일러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불화의 당사자로 지목된 것도 옥주현이었다. 그리고 소문은 갖가지로 확대재생산 되기 시작했다. 옥주현은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조차 실시간 비난에 휩싸였다.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진행을 멈추는 방송사고까지 냈다. 과연 이 소문의 진상은 어디서 시작된 것이며 옥주현은 또 왜 논란의 중심에 섰을까. 이번 역시 안티들의 움직임이 컸을 것이다. 안티들은 어떤식으로든 그녀를 가만히 두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돌 출신 가수 중에 오랜 기간 동안 비호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옥주현. 왜 누리꾼들은 옥주현 사냥에 나섰을까. 옥주현은 가끔 자신감 넘치는 소신발언 또는 무례해 보일 만큼 튀는 언행을 통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M.net의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던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으로 나섰던 옥주현이 대 선배인 현미의 말을 중간에 끊고 자신의 심사평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고 누리꾼들은 예의 없는 행동이라며 옥주현을 비난했다. 당시 현미는 자신에게 건방지리만치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옥주현에 대해 “음악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좋게 받아들였다”고 감싸주었다.
또 가끔 옥주현의 미니홈피나 트위터 등 개인형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과 글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운전을 하는 사진이라던가,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여러 명의 친구들과 안전띠를 매지 않고 얼굴을 내밀어 환호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무개념이라는 비난을 받은 일 등이 그것이다. 또 서양 축제 중 하나인 할로윈 파티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또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며 비난을 받았다. 당시 옥주현을 향한 비난은 문제의 사진들 보다는 옥주현이 일일이 댓글로 대응하는 자세였다. 질책하는 누리꾼을 향해 비아냥거리거나 훈계하듯 쏘는 모습에 누리꾼들은 더욱 실망했을 것이다.
옥주현 ‘나가수’ 1위.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힙겹게 ‘나가수’에 입성한 옥주현이 1차 경연에서 예상을 뒤엎고 가수라 불리는 사람들 가운데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500명의 청중평가단이 옥주현의 노래에 감동 했고 그 중 다수가 옥주현을 가수 중에 가수라 꼽았다. 미디어와 대중은 잠시 “실력이 비난을 잠재웠다”며 옥주현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얼마 후 옥주현은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옥주현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분들은 특정 가수를 위한 감정조작 몰아주기 편집이라든가 룰 변경을 통한 특혜 등 또 논란거리를 만들어 냈다. 왜 옥주현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현장 500명의 평가단이 뽑은 가수 중에 가수로 꼽혔음에도 그런 논란을 잠재울 수 없었을까. 그리고 왜 아무도 속 시원하게 옥주현을 감싸주거나 대변해 주지 못하는 것일까.
옥주현은 반성중. 떨치고 일어나라.
옥주현은 ‘나가수’의 모든 논란이 유독 자신에게 가혹한 화살이 되어 날아오자 죄책감 같은 것을 느꼈나 보다. 시련과 아픔이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어떠한 형식으로든 괴롭히거나 비난한다는 것을 인지했을 땐 그것보다 괴로운 일이 있을까.
“그동안 제가 보여드렸던 모습 중에서 여러분이 그걸 믿을 수 있던 부분이 있었다면 지난날 그런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믿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깊이 반성중이다”고 했다. 옥주현은 지금 깊이 반성중에 있다. 그리고 새로운 자세와 각오를 다질 것이다. 또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자신에게 날아온 화살의 의미를 안다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옥주현이 변하면 또 많은 것들이 변할 것이다. 필자는 그녀의 노래실력을 의심치 않는다.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이 이번 ‘나가수’를 통해 그녀가 가수라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이제 그녀 차례는 당연한 것이다. 비난의 화살에 맞아 쓰러지지 말고 다시금 새롭게 거듭나 활의 시위를 당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옥주현의 어떠한 부분이 맘에 들지 않아 안티를 했던 분들이라면 한번쯤의 기회를 줄 필요가 있겠다. 그녀가 생각하는 새로운 그리고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어찌됐든 옥주현은 화려했던 핑클 시절과 뮤지컬계의 디바로 그리고 라디오 DJ로서 많은 대중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다.
이효진 과장은 한국음악컨텐츠산업협회에 근무하면서 한국 음악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각종 차트를 집계하면서 나타나는 국내 음악의 흐름과 변천사를 연구하고 있다. 공인 음악차트 가온차트를 통해 국내 가요 음원 순위를 주간, 월간, 분기별로 집계, 공급하고 있다.
['나가수' 옥주현. 사진 = MBC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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