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카림 가르시아가 복귀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가르시아는 15일 대전 KIA전에서 팀이 1-4로 뒤지고 있던 6회말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그것도 리그 최정상급 투수인 로페즈를 상대로 말이다. 한화는 앞서 가르시아를 영입하며 그의 '한 방'에 기대를 걸었다. 장성호-최진행-정원석으로 구성된 클린업 트리오로는 뭔가 부족해 보였다. 한대화 감독은 "(정)원석이가 타율은 놓은데 타점 생산 능력이 좀 떨어진다. '한 방'이 있는 검증된 타자가 필요하다"며 '5번' 가르시아를 영입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보통 팀에서 가장 컨택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3번에 위치한다. 확률적으로 한 경기에 가장 많은 타석에 등장하는 타순이 3번이기 때문이다. '타격기계' 김현수, '스나이퍼' 장성호, '적토마' 이병규 등은 이러한 이유에서 3번에 위치한다. 4번 타자는 두말할 것 없이 홈런 타자들이다. 이대호(롯데), 최형우(삼성) 등은 올 시즌도 변함없이 많은 홈런을 때리고 있다.
그렇다면 5번 타자는 3번에 비해 섬세한 면은 떨어져도 장타력과 타점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다. 특히 타점 능력에 그 초점이 맞춰진다. 통상 투수들은 4번 타자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볼넷을 주더라도 큰 것을 맞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보통 5번 타자에게 좋은 찬스가 많이 연결되는데, 이 찬스를 타자가 살려주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그 경기의 결과가 달라지곤 한다.
15일 대전에서도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 한화는 1-4로 뒤지던 6회말 이여상의 우전 안타, 강동우의 기습 번트 안타, 장성호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타석에 선 '4번' 최진행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찬스가 가르시아에게 넘어갔다. 가르시아는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하며 제 역할을 못했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0-1 상황에서 바깥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만루홈런으로 연결했다.
비록 한화는 구원진의 난조로 8회 2점을 내주며 재역전패를 당했다. 또 7회까지 영웅은 가르시아였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완투승을 챙긴 로페즈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날 나온 가르시아의 홈런은 분명 큰 의미가 있었다. 가르시아는 왜 구단이 투수를 포기하고 타자를 영입했는지,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그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여기에 홈구장인 대전에서 인상적인 홈런 신고식을 펼치며 앞으로의 홈런쇼를 예고했다.
[카림 가르시아]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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