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함태수 기자] 잘 나가는 팀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그동안 한화는 희생 번트를 많이 시도하는 팀이었다. 연속 안타가 나올 확률이 적다 보니 일단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놓고 경기를 풀어갔다. 또 불안한 마운드를 감안한다면 선취점이 갖는 상징성은 상당했다.
그러나 이제는 희생 번트의 의미가 달라졌다. 안정된 선발진, 무게감 있는 중심 타선 등 달라진 전력 만큼 이상적인 야구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통상 감독들은 '톱타자의 출루-2번 타자의 희생번트-중심 타선의 적시타'가 가장 이상적인 득점 루트라고 말한다. 여기에 선발 투수가 만약 6이닝 이상을 책임져 주면 금상첨화다.
그런 야구가 대전에서 펼쳐졌다. 한화는 17일 대전 두산전에서 1회초 선두 타자 강동우가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그러자 한대화 감독은 곧바로 2번 한상훈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 선행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난 클린업 트리오가 버티고 있다보니 가능한 작전이었다.
비록 장성호는 상대 선발 김승회의 몸쪽 직구에 스탠딩 삼진 당하며 물러났다. 그러나 4번 최진행이 불카운트 0-3 상황에서 몸쪽 지구를 그대로 잡아 당겨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어 등장한 가르시아는 우측선상을 타고 흐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했다.
타선이 선취점을 뽑자 마운드에서는 김혁민의 호투가 빛났다. 김혁민은 정민철 투수 코치가 "하체를 쓸 줄 아는 몇 안되는 투수"라고 칭찬할 정도로 구위가 뛰어나다. 특히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가 위력적인데, 이날 역시 직구 일변도의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그동안 한화는 이런 이상적인 야구가 불가능했다. 번번이 희생 번트를 실패한 경우도 다반수다. 하지만 5월 상승세를 타며 자신감을 찾은 5명의 선발진, 가르시아의 영입으로 탄탄해진 클린업 트리오, 1군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하위 타선의 고동진 등 짜임새 있는 야구가 점점 발휘되고 있다.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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