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9이닝 5실점과 8이닝 6실점. 얼핏보면 비슷한 내용의 성적. 하지만 그 속은 전혀 다르다. 그리고 8이닝 6실점에는 그 선수 뿐만 아니라 팀의 어두운면도 함께 들어있다.
KIA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는 21일 SK전에 등판해 패전투수가 됐다. 5회까지는 SK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지만 6회 박정권에게 동점 3점포, 7회 역전타에 이어 8회에는 최정에게 쐐기 투런 홈런을 맞았다. 결국 8이닝 9피안타 6실점하며 시즌 3패(7승)째를 안았다.
로페즈는 이전 등판이었던 15일 군산 한화전에서도 9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이날과 비슷한 성적을 올렸다. 많은 실점을 내줬지만 결국 끝까지 경기를 책임졌다.
성적은 비슷하지만 속내용은 전혀 다르다. 15일 경기에서는 카림 가르시아에게 만루홈런을 맞아 실점이 한 번에 늘어난 영향이 컸다. 공의 개수도 5회까지 61개, 8회까지 100개가 되지 않는 등 투구수 관리도 효율적으로 이뤄졌다. 109개 공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또한 6회 만루홈런 이후 7, 8, 9회는 단 10명의 타자만을 상대했다. 7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모든 타자를 틀어 막았다.
21일 SK전은 사정이 다르다. 6회와 7회 4점을 내주는 상황까지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었다. 로페즈가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은 6회. 한 이닝 동안 34개의 많은 공을 던지기는 했지만 경기 투구수는 95개로 여전히 많지 않았으며 경기는 여전히 동점이었다. 때문에 7회 조동화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문제는 8회. 7회까지 109개의 공을 던진 로페즈는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 초반 실점 후 점차 안정을 찾는 경우였다면 충분히 이해가 됐지만 이날은 6회 3실점, 7회 1실점을 한 뒤였다. 구위도 경기 초중반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여기에 소속팀은 7회말 2사 만루 공격에서 역전에 실패했다. 로페즈의 마음이 어떨지는 충분히 상상되는 부분.
로페즈는 8회 첫 두 타자를 범타로 잡았지만 이호준에게 안타, 최정에게 쐐기 투런포를 맞으며 실점이 6점까지 늘어났다. '허한' 마음과 100개를 훌쩍 넘긴 상황에서 떨어진 체력은 그의 평균자책점을 더욱 높였다.
여기에는 로페즈의 이닝이팅 능력과 함께 KIA의 허약한 불펜 상황이 모두 투영돼 있다. 로페즈는 이날 경기까지 포함해 13차례 선발 등판 중 7이닝 이상을 10차례나 소화하게 됐다. '이닝이터'란 어떤 것인지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
이처럼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허약한 KIA 불펜의 현실도 그대로 드러난다. 로페즈가 제 아무리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더라도 이날처럼 경기가 전개될 경우 8회에도 선발투수를 올리고 싶은 감독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조범현 감독은 불안한 불펜 대신 선발투수를 택했다. KIA 불펜은 19일 삼성전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역전을 허용한 바 있다.
이날 9회 등판한 좌완 박경태와 심동섭은 볼넷 4개를 합작하며 밀어내기로 1실점을 추가, 조범현 감독의 '8회 로페즈 등판' 선택이 불가피한 것임을 몸소 실천(?)했다.
[사진 = KIA 로페즈]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