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한화의 역전 의지를 단번에 꺾는 한 방이었다.
삼성 우타 거포 유망주 모상기는 21일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8회 쐐기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7회 2점을 만회하며 2-3으로 추격한 한화는 불펜 에이스 박정진을 투입하며 역전 의지를 다졌지만 모상기의 투런 홈런 앞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이 홈런으로 모상기는 올시즌 기록한, 그리고 프로 데뷔 후 1군에서 기록한 3안타 중 2개를 홈런포로 연결했다. 나머지 안타 한 개도 2루타로 장타다. 프로야구에 또 한 명의 신예거포가 탄생한 것일까. 비록 타율은 2할 초반대에 그치고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는 여러군데서 나타나고 있다.
▲ 모두 밀어서 넘겼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06년 삼성에 입단한 모상기는 193cm 100kg의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겉모습부터 거포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흔히 홈런 타자라면 잡아 당기는 타구를 연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홈런을 많이 때려내기 위해서는 밀어치는 홈런도 필수요소다.
모상기의 인상적인 점은 2개의 홈런을 모두 밀어서 넘겼다는 것. 올시즌 1군 무대 첫 타석이었던 17일 경기에서 KIA 선발 트레비스 블랙클리의 공을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이는 2006년 데뷔 후 1군 무대 첫 안타이기도 했다.
21일 경기도 마찬가지. 이전 세 차례 타석에서 모두 땅볼에 그쳤던 그는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박정진의 4구째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수준급 좌완투수들을 상대로 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는 점도 인상적이지만 두 번 모두 잡아당긴 것이 아닌 밀어쳐서 넘겼다는 것도 모상기의 힘과 함께 가능성을 증명한 일이다.
▲ 거포 스타일이지만 컨택 능력도 겸비
2006년 입단한 모상기지만 올시즌 이전까지 1군 무대는 2008년 2경기 5타석이 전부였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상무에서 군복무를 수행했다.
프로 6년차로 접어들었지만 '중고신인'이라는 명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때문에 1군 무대에서 수준급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모상기는 19일 광주 KIA전 1회 첫 타석에서 서재응과 만났다. 구속보다는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를 앞세운 투수이기에 2군에서 주로 뛰었던 타자들이 상대하기에는 여간 까다로운 스타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2아웃 만루였기에 서재응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초구 헛스윙, 2구는 스트라이크. 투수와 타자의 이름값을 감안할 때 볼카운트가 2-0로 몰렸다면 손쉽게 이닝이 종료되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모상기는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3구를 커트해낸 뒤 4구와 5구를 볼로 골라냈다. 결국 6구째 3루수 앞 땅볼로 아웃됐지만 모상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이렇듯 모상기는 거포 스타일임에도 불구하고 정확도도 갖추고 있다. 타율은 .231에 불과하지만 14타석에서 삼진은 단 2차례 밖에 당하지 않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비록 2군이기는 하지만 50경기에서 삼진과 볼넷 비율도 31:27로 좋은 편이다.
모상기의 올시즌 2군에서의 성적은 타율 .328 15홈런 55타점. 비록 현재 1군에서의 성적(13타수 3안타 타율 .231 2홈런 3타점)만 본다면 '공갈포'라는 명칭이 어색하지 않지만 그가 보여준 모습을 감안한다면 훗날 2군에서의 성적이 1군 무대로 옮겨지는 것도 결코 꿈만은 아니다.
[삼성 모상기.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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