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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함부르크 SV 소속의 손흥민은 올시즌 개막 이전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무려 9골을 몰아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고 데뷔전을 미뤄야 했다.
한창 컨디션이 좋았지만 부상으로 데뷔전이 미뤄지면서 조바심이 날 법도 했지만 손흥민은 착실히 몸을 만들었고 1.FC 쾰른과의 10라운드에 선발 출장해 데뷔전에서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화려하게 독일 무대에 안착했다. 이후 11, 12라운드에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두번째 선발 출장한 13라운드 하노버 96과의 원정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스타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하노버전에서의 2골 이후 손흥민의 득점포는 침묵했고 겨울철 브레이크 기간 중 열린 아시안컵에 대표로 차출되며 소속팀의 전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후반기에는 주로 백업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함부르크 공격진에 부상자들이 많았고 부진한 선수들도 많아 동계 훈련을 잘 소화했다면 더 좋은 시즌 성적표를 받아 들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다음 시즌 함부르크는 큰 변화가 생겼다. 루트 판 니스텔로이, 제 호베르투, 요리스 마타이센, 프랑크 로스트 등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떠났고 첼시 유망주 마이클 맨시엔, 자코포 살라, 쾨칸 퇴레 등이 수혈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났다. 분데스리가 내 유일하게 전 시즌을 1부리그에서 보내고 있는 함부르크로서는 향후 10년 정도를 내다본 대 개혁을 단행한 셈이다.
물론 손흥민은 다음 시즌 함부르크의 시즌 구상에 포함되어 있다. 미드필더와 최종 공격수를 고루 소화할 수 있는 손흥민의 가치는 여전히 빛난다. 이미 올시즌 풀타임을 팀과 함께 보내면서 적응을 마쳤다는 점에서도 새롭게 가세하는 선수들보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다음 시즌 손흥민의 입지가 올시즌에 비해 확연히 좋아진다는 보장도 물론 없다. 첼시 유망주 3인방 중 퇴레가 왼쪽 미드필더이고 오른쪽에는 살라가 있기 때문이다. 좌우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손흥민이지만 다음 시즌 새롭게 기술 이사로 자리한 전 첼시 기술 이사 프랑크 아르네센이 이들을 직접 팀으로 불러들인 만큼 이들에 대한 애정도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올시즌 미드필더와 공격수로서 모두 활동했던 손흥민으로서는 미드필더들이 대거 보강된 만큼 공격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즌 PSV 에인트호벤으로 임대를 떠났던 스웨덴 대표 출신의 마쿠스 베리가 복귀했지만 믈라덴 페트리치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공격 옵션이 없기 때문이다. 파올로 게레로가 남아있지만 올시즌 큰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사실상 다음 시즌 많은 기회를 부여받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이상 페트리치가 확고하게 공격진의 한자리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손흥민은 올시즌 네덜란드리그에서 8골을 기록한 베리와 주전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올시즌과 같은 4-2-3-1을 그대로 다음 시즌에도 차용한다면 페트리치가 주전 원톱으로 나서고 손흥민은 살라, 퇴레는 물론 기존의 애니스 벤-아티라, 조나단 피트로이파 등과도 폭넓게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투나이 토룬이 헤르타 베를린으로 이적했고 3명의 독일 대표 출신인 피오트레 트로코프스키 역시 세비야로 이적한데다 피트로이파가 사실상 전력 외로 구분되어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하지만 올시즌 중반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차출됐을 당시 전력외로 구분되어 있던 벤-아티라가 동계 훈련을 통해 새롭게 기회를 부여 받으며 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음을 감안하면 피트로이파의 존재감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함부르크는 6월 26일 홈구장인 임테크 아레나에 모이는 것으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6월 28일 독일 북부 휴양섬인 쥘트로 떠나 약 일주일간 전지 훈련을 소화한 뒤 다시 7월 9일부터 16일까지 오스트리아 질러탈에서 해외 전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7월 2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는 바이에른 뮌헨과 평가전을 치른다.
함부르크는 다음 시즌 개막 경기로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격돌한다. 8월 6일 새벽에 벌어질 이 경기는 원정 경기라는 부담도 있지만 2011-12 시즌 공식 개막전인 탓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한판이기도 하다. 올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랐지만 아시안컵 출전을 즈음해 부침을 겪으며 당초 예상보다는 아쉬운 시즌을 보낸 손흥민은 이런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면서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선수들이 휴가 기간 중 공을 만지지 않는 것과 달리 이미 몸을 만들고 전지 훈련 캠프에 참가하게 되는 셈이다.
올시즌 개막 당시에는 없었던 경험이라는 재산을 얻은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는 얼만큼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시즌에 비해 주전 경쟁이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준비를 하고 시즌 전지 훈련 캠프에 입성하는 만큼 달라진 다음 시즌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손흥민.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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