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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스페셜'이 9급 공무원의 길을 택한 청년들의 도전과 열정을 돌아보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살핀다.
오는 7월 1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 '나는 9급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올 1/4분기 청년 실업률 8.8%에 달하는 현실에서 극심한 취업난 속에 9급 공무원을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본다.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 2~3년씩 대기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늘어나면서 '청년 실업률'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1년도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7.3%, 청년 실업자 수는 31만1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13.4% 증가했다.
이에 9급 공무원을 향한 열정을 품은 20~30대의 청년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 4월 9일 국가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의 응시자 경쟁률이 평균 93.3대 1임을 비롯해 5월 14일 통합 지방직 임용시험은 각 시마다 평균 32대 1의 경쟁률을 넘어섰고, 지난 11일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은 평균 77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행정직 시험을 준비 중인 송민규(25)씨는 "20대 남자가 제일 두려워하는 게 불확실한 미래라는데 합격하게 되면 향후 한 몇 십 년은 확실한 미래를 보장 받는 거잖아요. 지금보다 더 안정되고, 남한테 피해 안 끼치고 스스로 행복하고, 그런 직업이라서 선택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시험이 매년 3번이 있다고 해서 모두에게 이 기회가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해에 단 한 번의 시험으로 9급 공무원을 향한 자신의 꿈을 확정짓는 이들이 있다. 대구에서 올라온 권남희(29)씨는 20대의 마지막 시간을 서울시 의료직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을 위해 보내고 있다. 보건대학 졸업 후 4년 간 임상 병리사로 일한 적 있는 그녀는 불안정한 고용체계와 결혼 후 있을 육아문제를 고려해 본 결과 9급 공무원을 하기로 다짐했다고 한다.
권남희씨는 "대학 졸업하고 한 4년 정도 병원에서 임상 병리사로 일을 했어요. 그런데 월급 자체가 너무 적고 나이가 들면서 원장님들이 그걸 안 원해요. 왜냐면 페이도 점점 높게 줘야 되고. 취직할 길이 너무 좁고. 취직을 몇 군데 돌아다니다가 안 됐거든요. 공무원만 되면 그런 것 걱정 안 해도 되잖아요. 안정적인 직장에서 내가 일 할 수 있으니까"라며 9급 공무원 시험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청춘들이 숨죽인 채 책장도 소리 없이 넘겨야 하는 서울 속의 작은 나라 노량진. 그곳에는 현대판 '장원급제'를 하기 위해 상경한 20~30대의 현대판 선비들이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 땅을 분주히 오간다. 왕복 8차선 도로를 따라 20여 개의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이 있고, 입시 및 임용고시학원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학원들을 모두 더한 수는 줄잡아 100여개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원 강의실에는 경쟁자의 숨결을 감지하며 앞자리 사수를 위한 자리다툼이 치열하고, 수험생들은 '죽기 아니면 합격하기'라는 심정으로 반드시 공무원이 되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는다.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은 "그냥 노량진에서 살아가는 자체가 힘든 것 같아요", "저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이니까요. 저보다 뛰어난 사람들도 많을 테고 그런 사람들을 경쟁하면서 이기는 건데. 결국 제 자신과의 싸움이겠죠"라고 전했다.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을 담은 'MBC 스페셜' '나는 9급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7월 1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된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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