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2007년부터 2년 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변신 로봇에 대한민국 극장가는 난리 법석이다.
올해도 어김 없이 찾아온 ‘트랜스포머3’는 개봉 4일 만에 221만 관객(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을 돌파하면서 전작들이 세운 기록은 물론, 2009년 말 개봉한 국내 최대 흥행 기록의 ‘아바타’가 동기간 기록한 흥행 스코어를 앞질렀다.
‘트랜스포머3’는 예매 점유율에서도 96.13%를 기록, ‘매트릭스2’가 2003년 세웠던 95.90%를 눌렀다. 현재 ‘트랜스포머3’는 개봉 첫 주 흥행에서도 3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초반 흥행 성적에서는 그야말로 역대 최고가 확실시 돼 보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트랜스포머’에 대한 악평이다. 현재 ‘트랜스포머3’는 다수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에서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 못하다.
네이버 영화 평점이 7.16점, 다음 영화 평점은 6.1점에 불과하다. 올해 최고 흥행작인 ‘써니’가 9점대 이상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해외에서도 평가가 그렇게 좋지 못했던 ‘캐리비안의 해적4-낯선조류’ 또한 8.16점의 점수를 받았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경우 워낙 흥행이 보장된 영화라 암암리에 행해지는 ‘알바’ 논란 또한 필요가 없는 작품이다. 한마디로 이들 포털 사이트의 평점은 관객의 냉정한 점수인 셈이다.
대중들이 ‘트랜스포머’에 낮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스토리의 부제다. 1편의 경우 만화에서만 나오던 변신 로봇이 스크린에 구현된 것과 소소한 재미를 주는 내용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2편 이후 단편화된 스토리의 ‘트랜스포머’에 대해 대중은 혹평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이번 3편 또한 개봉 이후 이 같은 논란을 벗어날 수 없었다. 시리즈 최초 3D로 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부제를 넘을 수는 없었다는 평이다.
일부에서는 ‘우주전쟁’ 혹은 올해 개봉했던 ‘월드인베이젼’의 시카고 판이라는 비유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도 ‘트랜스포머3’가 기록한 성적에서 볼 수 있듯, 잘 팔린다. 개봉 4일차인 2일에도 86%에 가까운 극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트랜스포머’가 1에서 한국팬들에게 준 ‘좋은 기억’에서 출발한다. 지난달 27일 열렸던 언론 시사회 이후 기자는 “1보다 재미있나?” 혹은 “2보단 볼만한가?”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아왔다.
또,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스토리를 중시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도 작용한다. 블록버스터 연출의 귀재 마이클 베이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만들어낸 시각 효과를 즐기는 ‘팝콘 영화’ 수준의 작품인 것이다.
그저 2시간 34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아무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영화의 진정성과 사회적 의미를 담은 ‘트랜스포머’라면 무엇보다 좋겠지만, 마이클 베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볼거리 가득한 쉬운 영화를 만드는데 귀재다.
물론 ‘트랜스포머3’는 스토리로 보자면 엉성하기 그지 없다. 궁금증 가득한 오프닝과 달리, 너무 쉽게 이야기의 실타래는 풀리고 만다. 우리가 1편에서 느꼈던 “내 차가 변신했다”는 아기자기한 재미 또한 이제는 너무 높아진 눈 높이에 식상해진 현실이다.
하지만 ‘트랜스포머’에 대한 좋은 추억과 시리즈 마지막 편이라는 프리미엄은 다시 한국 극장가를 휩쓸어 버렸다.
일각에서는 “극장에 가면 ‘트랜스포머3’ 밖에 볼 수 있는 영화가 없었다” 라고 말한다. 그렇다. ‘트랜스포머3’는 2일 기준으로 전체 2229개 스크린에서 1300개 이상을 점령했다.
이 같은 수치가 배급사인 CJ E&M의 위력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CJ E&M은 개봉전 까지 630개관 정도를 확정 짓고 ‘트랜스포머3’를 배급할 계획이었다. 나머지 700개에 가까운 관은 모두 극장주의 선택에서 나온 것이다. 극장주들은 ‘팔릴 영화’를 걸길 원한다. ‘트랜스포머3’가 팔릴 만한 영화였기에 이 같은 압도적인 스크린 점유율이 가능한 것이다.
그 예상은 맞았다. ‘트랜스포머3’가 올해 최대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것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갖는 브랜드 파워를 다시 입증한 것이다. 욕을 먹더라도, 실망을 하더라도 ‘일단 보는’ 영화가 된 것이다.
[사진 = CJ E&M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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