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지난 주말, 시청자들은 서로 다른 느낌의 노래 경연을 접할 수 있었다.
MBC '무한도전'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진행해 파리돼지앵(정형돈, 정재형), 바닷길(길, 바다), GG(박명수, 지드래곤), 센치한 하하(하하, 10cm), 스윗콧소로우(정준하, 스윗소로우), 처진 달팽이(유재석, 이적), 철싸(노홍철, 싸이) 등 일곱 팀이 참가해 다양한 무대를 꾸몄다.
이어 MBC '나는 가수다'에선 윤도현, BMK, 박정현, 조관우, 김범수, 옥주현 등 7명의 프로 가수들이 각자의 미션곡을 나름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나는 가수다' 보다는 '무한도전'에 집중되고 있다. 매번 '나는 가수다'는 방송 다음 날 각종 음원 차트를 장악했지만 이번에는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4일 오후 1시 현재 멜론 실시간차트는 1위부터 7위까지 모두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반면 '나는 가수다'의 곡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무한도전'의 일곱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하하, 길, 노홍철은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보다 가창력이 훨씬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시청자들은 폭발적인 가창력 대신 웃음, 재미 그리고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각 멤버들은 뮤지션들과 합심해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려 애썼다. 각각의 팀들은 어떤 멜로디를 표현할지 고민했고, 서로가 속마음을 주고 받으며 짧은 노래 안에 인생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서로 다른 느낌의 일곱 곡이 탄생해 파리돼지앵의 정열적인 무대, GG의 신명나는 무대, 바닷길의 감동적인 무대 등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또 노래를 만들고 무대 위에서 뛰어 다니는 일곱 팀의 즐거운 모습에 시청자들 역시 기분 좋게 웃으며 그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이 매주 편곡에 어려움을 느끼고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는 부담이 아닌 즐거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감동의 질이 달랐다. '나는 가수다'에서 BMK가 '편지'를 부르며 사랑하는 연인이 아닌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했다고 고백했을 때 시청자들은 감동했다. 하지만 몇 곡을 제외하고는 '나는 가수다'는 2차 경연 미션곡이 추첨으로 진행되기에 가수들은 노래에 담긴 사연에 집중하기 힘들다. 가수가 자신의 진심을 담을 수 있는 노래를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도현도 소녀시대 노래의 가사 이해에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반면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스페셜 무대였던 유재석과 이적의 '말하는 대로'는 진정한 감동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줬다.
유재석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이 노래는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고 고된 현실에 좌절하는 20대 청춘들의 큰 공감을 샀다. 이 노래를 듣고 눈물 흘렸다는 시청자도 있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서 한국 최고 명MC로 발돋움한 유재석의 모습을 보며 희망을 얻었다는 시청자도 있다.이처럼 아마추어가 다수인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프로들의 무대인 '나는 가수다' 보다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는 분명하다. '무한도전'의 일곱 팀은 탈락의 부담 없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즐겼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솔직한 목소리로 노래했기 때문이다.
[사진 = MBC 화면 캡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