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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의 엽기행각에 대해 시청자들이 난리다.
기생들의 사랑과 애환, 아픔을 보여줄 목적으로 출발한 '신기생뎐'은 종영을 앞두고 갑작스런 귀신의 등장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의 정점을 달았다. '신기생뎐' 시청자 게시판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귀신 이야기로 가득하다. 우리 역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생의 애환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기생 머리올리기, 멍석말이로 방송위 경고에도 아랑곳 않은 '신기생뎐'의 임성한 작가는 지난 42회 방송분부터 귀신을 등장시켜 시청자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할머니 귀신, 장군 귀신, 동자 귀신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급기야 10일 방송에는 주인공 남자 아수라가 눈에서 초록색 레이저 빔을 쏘는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장면이 등장했다.
'신귀신전'으로 변한 드라마를 보며 결국 시청자들은 임성한 작가의 퇴출요구까지 벌이며 해당 드라마를 비난했다. 또 '신기생뎐'은 방영 기간 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신기생뎐' 관계자는 다음 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출석해 '귀신 등장' 등 그간 제기된 민원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임성한 작가는 시청률 보증수표로 알려진 스타작가다.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인 막장 소재로 쌓아올린 모래성에 불과했다. 임성한 작가는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장 스토리를 뽐내왔다. 특히 MBC '왕꽃선녀님'에서의 입양아 비하 논란은 입양협회의 시위로 연결되며 초유의 항의 사태가 벌어졌고, 결국 임성한 작가는 중도 하차했다.
작가 본연의 임무는 드라마의 내용 전개를 넘어 막장 스토리로 이슈화를 만들어 시청률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 드라마가 해외로 수출돼 한류열풍을 일으키며 국위선양하고 있는 이 시대에 시청률 때문에 차마 보기힘든 낯뜨거운 드라마를 제작하는 일은 국내 시청자를 우롱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동안 한류에 애써온 작가 연출 배우 등 모든 제작관계자들에 대한 모독이다.
'신기생뎐'은 주말 드라마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 1위의 이유가 탄탄한 스토리와 감동, 재미가 아닌 막장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도대체 드라마가 어디까지 갈까, 아니면 도대체 뭔 막장이길래, 욕하며 보아온 것이다. 그리고 임 작가는 보란듯 시청자 기대(?)를 넘어섰다.
한류열풍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살아남은 훌륭한 드라마들을 보던 시청자들은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특히 시청자들은 임작가가 전작들에서도 그렇게 비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초지일관 똑같은 논란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긴 호흡을 위주로 방영되는 드라마의 특성상 스토리를 변경하는 것은 작가의 권한이다. 하지만 연기자들의 열연을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시청자들의 비난을 외면하고 시청률 장사만을 목표로 하는 행위는 오만과 무시다.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은 크다. 지상파 드라마 작가라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한 편의 드라마일 뿐이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지 못한다면, 그에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치솟은 임성한 작가의 몸값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행태도 짐작할 수 있다. S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는 드라마를 선정할 때 시청률만을 고려한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 시청률이 잘 나온다고 해서 막장라고 하기에도 못한 극막장 드라마를 방관한 SBS도 책임이 크다.
'신기생뎐'의 한 드라마관계자는 귀신까지 나온 임성한 작가의 최근 작품내용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배우는 연기하기 힘들었고, 스태프들도 다들 그랬다"고 말했다.
[사진 = SBS 방송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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